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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Sep 30. 2015

역동적 장애인을 꿈꾼다

장애인은 세상을 좋은 쪽으로 탈바꿈시킬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1994)>에서는 기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장면이 나온다. 장애가 있어 보조기에 의지해 쩔뚝이며 걷던 포레스트가 힘차게 뛰어가는 장면이다. 그 와중에 보조기가 벗겨지다 못해 부서지는 장면은 볼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 기적적으로 신체적 장애를 극복한 포레스트는 자신이 언제 장애가 있었냐는 듯 당당하게 살아간다.


 

이것이, 30여 년 간 장애를 가지고 살면서도 아직 보행의 꿈을 잃어버리지 않는 이유다. 나는 기적의 힘을 믿고 있고 내 심장은 계속 뛰고 있기 때문에 버릴 수가 없다. 그리고 행여 내게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언제나 역동적인 장애인을 꿈꾼다. 



그런데 얼마 전 그 바람에 꼭 부합하는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 뉴욕에 한 여성 디자이너가 기존 장애인 마크의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해 새로운 디자인을 고안해냈다는 소식이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수동적인 자세의 장애인 마크(좌)와 한 여성에 의해 새로 고안된 활동적인 장애인 마크(우). ⓒ Copyright 버킷셀러 All rights Reserved.    



확실히 우측 그림에 있는 모습이 생동감 있고 활동적으로 보인다. 흡사 학창시절에 보던 선배들의 모습 같다. 그들 역시 활발했으며 장애의 어두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휠체어 육상과 휠체어 농구, 휠체어 테니스 같은 비 장애인도 하기 힘든 스포츠를 즐기는 것도 모자라 국가대표로까지 뛰는 모습이 아름답고 멋졌다. 



그런데 마음 한 켠에는, 활동적인 삶이 그들에게만 주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모든 장애인에게 동등하게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있어 왔다. 그랬던 내게 이 같은 소식은 마른 땅에 단비와도 같았다. 



장애인의 신체와 두뇌는 어쩌면 냉철하게 이야기해서 제한적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걸 떠나서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조차 막혀 버리는 세태는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 



다시 말해 장애인의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가정해도 개인의 능력 안에서만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場)을 마련해 줘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은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단정 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막는 그런 상황 아닌가? 때문에 기존에 볼 수 있던 장애인 마크 역시 어쩌면 이 같은 사회상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새로 고안된 장애인 마크는, 기존의 통념을 바꾸고 재정립하겠다는 의미가 강해서 정말 흐뭇하다.



더 좋았던 것은 디자이너의 의도를 알고 국민들 스스로가 새로운 마크로 하나둘씩 바꿔 나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하루 속히 이 사례를 벤치 마킹했으면 좋겠다. 마크를 교체하는 것이 뭐 그리 큰 변화가 있겠느냐는 주장도 있겠지만 장애인 / 장애우 같은 호칭 논란도 여태껏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더구나 매일 보게 된다고 가정하면 변화의 효과는 상당할 수도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다시금 말하지만, 장애인은 어쩌면 제한적 존재일지 모른다. 그러나 장애인은 세상을 좋은 쪽으로 탈바꿈시킬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임은 틀림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소식을 알게 해 주신 버킷셀러 측에 감사드린다.



본문에 쓰인 이미지는 버킷셀러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인용하였으며 관리자의 허락을 받았음을 알립니다. 저작권은 버킷셀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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