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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Oct 30. 2015

또 한 번의 실패, 여전히 쓰다

귀찮게 해서 미안했어요!



한 시간 전에 브런치 앱을 들여다보았다. 그러니, 브런치 작가 프로젝트 결과 발표가 있었다. 그래서 얼른 브런치 앱을 닫고 PC를 켰다.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명색이 결과 발표라 그런지 두렵기도 하고 떨렸다. 그리고 마침내 Ctrl +F를 누르고 내 아이디를 쳐 봤다. 그런데 내 아이디를 치면 칠수록 찾기 칸에서 1/1 표시가 없어지지 않았다. 아니 2/2였던가?



순간 진짜 깜놀. 벗뜨 그러나 내 아이디는 없었다. 이건 필시 크롬 브라우저의 농간이다. ^^ 사실 2만 명 가운데 내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안 했던 일이다. 원래 애초에 브런치 집필 목적은 라이트 하게 쓰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좋은 기회가 생겨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그렇게 위안을 삼고 있고, 또 실제로 그랬으니 후회는 없다만 막상 결과를 보니 아쉽긴 하다. 사람이라 그런가 보다.



브런치 매거진 심사 기준이 10개 이상이었는데 난 매거진 4개 모두 스무 개가 넘었다. 이 글이 아흔 한 번째가 된다. 예전에 이런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글은 나를 표현하기 위한 또 다른 수단이었다고…



그래 그랬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그러나 난 이상하게도 아직 출출하다. 제목에 적었듯 실패라고 생각하고 있나 보다. 그리고 그 실패의 맛은 여전히 쓰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목적 달성을 했으면 기뻐야 하는데 어지간히 욕심쟁이인가 보다. 어젯밤에 쓰려다 지운 글이 있는데 그 글의 내용 중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나는 왜 남들처럼 글을 쓰지 못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겸손이 지나쳐서이거나 반대로 욕심이 과해서 그럴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내 스스로를 평가하자면 두 가지 측면 모두 있는 것 같은데, 현재는 욕심이 더 지배하고 있고 평소에는 내 글에 대해서 지나치게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좋다’거나 ‘잘 쓴다’거나 하면 믿지 못하겠다. 한 손가락으로 쉴 새 없이 키보드를 두드려가며 때로는 땀으로 흥건히 젖어가며 열심히 쓰면서 그렇게 올린 글을 스스로 사랑하지 못하면 그 누가 사랑하겠는가?



또 한 번의 실패는 아쉽지만 글쟁이로서의 삶을 끝낼 것도 아니고 더 매섭게 정진하면 언젠가 기회는 닿으리라 믿는다. 한 명의 칼럼니스트, 한 명의 기고인으로서 가난한 글쟁이의 삶을 살았다. 그렇게 생각하면 브런치는 지나가는 디딤돌에 지나지 않는다. 더 많은 기회와 더 많은 시간이 내겐 있다. 해를 넘기면 서른넷이지만 아직 멀었다.



어차피 느리게 걸어가는 내 인생이라 남들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없다면 계속적으로 도전하며 사는 것이 나으리라는 생각이다. 지난 석 달 간 90여 개 글, 이 낙서들을 통해 얻은 게 있다면 꾸준함이었다. 고맙다. 내 낙서들.



그리고 부족한 필력에도 구독해 주신 독자 분들. 또 낙타가 바늘귀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을 해낸 수상자분들에게 축하를 전하고 특히 브런치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애정 하는 수리 작가님 금상 축하드려요.



“작가님, 제가 사람 보는 눈이 넘칩니다 ㅎㅎㅎ.”



그리고 대상에 빛나는 티거 Jang 님 대박!



이토록 달필이신 분들과 경쟁했다는 것에 의의를…. 아쉽게 입상하지 못한 분들. 마음으로나마 위로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석 달 동안 90여 개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신 지인들께도 감사를 전한다. 귀찮게 해서 미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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