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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Nov 09. 2015

11월의 비

비를 싫어한 남자, 비를 사랑하게 되다

비를 싫어했다 



희뿌연 먹구름이 온 세상을 어둡게 하고 

빛을 없앴기 때문이다 



비가 오는 날엔 

마음이 싱숭생숭해 어찌할 바를 몰랐고 

감정이 이성을 잠식해 나를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난 웬일인지 모르지만 

비를 좋아하게 됐다 



바람에 실려 들어오는 

빗물 향기를 흠모하게 됐고 

이전엔 꿈틀대는 감정의 동요를 싫어했다면 



이젠 그걸 

즐기게 되는 마음에 이르렀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흠뻑 맞는 빗물 가운데 

막춤 한 자락 움틔우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곤 한다 



11월의 비는 가을을 보내는 

아쉬움의 결정체…

그런 비를 반가워하게 됐다는 건

마음에 여유를 담을 수 있다는 반증일까?



커버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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