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거울보고 미소 지어봐

단 1초만이라도

by 뒤틀린

어릴 땐 차가 워 보이고 싶었다.

유년기에는 웃겨도 웃지 않는 연습을 했다.

심지어 웃다가 휙 정색을 하는 게 개인기였다.

쉽게 웃는 게 멋이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습관이다.


나는 표정 때문에 무슨 말을 하든 진지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래서 나와 친해져서 내가 농담을 이해하는 친구들은 내 진실된 이야기도 헛소리로 듣는다.

"쟤는 원래 농담을 저런 식으로 해."


나는 사람들이 먼저 다가오기 어려운 사람이다.

누구든 먼저 다가와줬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내가 말을 건네고 대화를 하면 쉽게 어색해진다.

미소 짓는 게 어색하다. 살가운 게 정말 어색하다.



새로운 건물에 입주하게 되어 이런저런 일로 관리소장님을 자주 찾았다.

소장님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솔직히 조금 사나워보였달까...

(사실 나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보는 일이 도통 없긴 하다.)

뭔가 FM대로 차갑게 해 주실 것 같다는 두려운 마음을 누르고 차분하게 문의를 드렸다.

소장님께서 대답을 해주시고 나서 잠깐 지으신 온화한 미소에 내 모든 선입견이 녹아내렸다.


인상 깊었다.

경계심을 가진 내가 참 부끄러웠다.

나도 저런 미소를 갖고 싶었다.

소위 말하는 항상 웃는 웃상이 되고자 생각했을 때는 막막했다면,

상대방에게 소장님과 같은 1초의 환한 미소를 지어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당신은 얼마나 잘 미소 짓는가?

당신은 얼마나 자주 미소 짓는가?


요새 어떤 지자체에서는 케겔 운동을 권장한다던데... 나는 미소 운동을 권장한다.

생각날 때마다 딱 1초만 웃어보자. 활짝. 있는 힘껏!



나의 미소 변천사

1. 입꼬리 올리기 -> 성인이 되어 대학생활을 시작함

2. 입을 살짝 벌리며 입꼬리 올리기 -> 사진에서 보이는 얼굴이 어색함

3. 광대를 조금 올리며 눈가에 미소 짓기 -> 억지로 웃는다는 피드백을 받음

4. 경계를 풀고 있는 힘껏 활짝 웃기. -> 소장님을 보고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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