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느리다고 착각하기

세월이 너무 빠르다고 느껴진다면,

by 뒤틀린

"그럴 리가. "

우리 나이가 대충 25살쯤이라면 체감 상 인생의 절반 지점에 왔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살아갈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간다고 느꼈지만 이렇게 극적일 줄은 몰랐다. 내가 벌써 체감 상 중년이라니!


나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부터 어떻게 해야 인생을 최대한 느리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수명을 연장하며 더 오래 사는 것도 물론 방법이지만 나는 나이가 들수록 하루, 일주일, 한 해가 더욱 극단적으로 짧아질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인식을 할 신체적, 인지적 능력 또한 점점 떨어진다.


최대한 길고 알찬 인생을 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1) 젊음이 쏜살같이 지나가기 전에 2) 느리게 사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 아닐까?


따라서 나는 뇌과학적으로 시간이 느리다고 착각하는 방법을 탐구하고 실천하고 있다.



우선 왜 어릴 때보다 지금이 시간이 빠르게 느껴지는지, 그리고 어떤 순간에 시간이 더 빨리 가는지를 알아야 한다. 과학적으로 어릴 때 보다 나이가 들어 시간이 빠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 첫 번째, 신체 대사 활동이 빨라졌기 때문이고,

- 두 번째, 외부로부터 인식되는 정보가 점점 최적화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우리는 한 번 지나온 길은 그 아음에 돌아갈 때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진다. 시각적, 공간적으로 뇌에서 새롭게 받아들이는 정보량이 줄어들어서 체감 상 더 짧은 시간이 지나갔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는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볼 때보다 책을 읽을 때 더 긴 시간이 흘러갔다고 느낀다. 텍스트를 읽으며 문맥을 파악하는 일은 영상을 시청할 때에 비해 훨씬 높은 몰입도를 필요로 한다.

ChatGPT Image 2025년 4월 8일 오후 05_48_52.png


나는 느리게 살기 위해 뇌에 정보를 주입하는데만 집중했고,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 낯선 정보를 인식하기 위해 자극적인 경험을 추구함. -> 반은 맞고 반은 틀림.

- 하루에 더 많은 정보를 인식하기 위해 잠을 줄임. -> 매우 틀림.

단순히 몇 시간, 하루 단위 안에서 체감시간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맞을 수도 있겠으나 나의 목표는 길고 알찬 인생을 사는 것이니 일주일, 한 달, 일 년, 평생에 걸친 체감인생까지 고려해야 한다. 잠도 안 자고 숨 가쁘게 지나가 무슨 밥을 먹었는지도 기억이 안나는 날이 있을 것이다. 이런 날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체감시간과 체감인생을 모두 느리게 만들 수 있을까?




"정답은 해마에 있어!"

해마에는 체감시간을 결정하는 시간세포가 있어서 이것이 활발히 촉진될수록 체감시간도 길어지게 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체감인생을 길게 느끼려면 해마의 역할을 알고 이를 자극해야 한다.

ChatGPT Image 2025년 4월 8일 오후 03_17_20.png

나는 해마를 자극하는 행위로 아래와 같이 분류하고 있다.

1. 새로운 정보를 얻어 인식하는 것.

2. 정보를 구조화하고 처리하는 것.

3. 처리된 정보를 기억으로 저장하는 것.

3. 기억을 반복적인 강조를 통해 인출하는 것.


묘수는 없다. 각자의 방식대로 하면 되지만 나는 아래 네 가지 방법을 실천한다.


인식: 다양한 공부와 경험으로 새로운 자극을 얻기

반복적인 일보다는 새로운 일, 갔던 곳보다는 새로운 곳. 배웠던 것보단 배우지 않았던 것.

최적화되지 않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 시간 세포를 느리게 바꿔보자. 공부를 통해 단편 지식을 쌓고 이와 관련된 경험을 통해 지식 연결하는 것도 해마를 자극하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반맞반틀. 마냥 자극을 쫒다 보면 결국에는 더 이상 새로운 자극을 받기 어려워 남은 인생의 시간이 더욱 빠르게 느껴질 것이다.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새로운 것을 할지, 익숙한 것을 할지 잘 조율하고 균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처리,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기

순간을 멍 때리며 흘려보내기보다는 1초라도 더 집중하여 뇌에 남도록 구조화시키려고 노력한다. 영어 단어를 외우더라도 단순히 보고 따라 읽는 것이 아니라, 문장에 대입해보려고 한다고 생각해 보자. 원래 알던 단어와 조합하는 등의 구조화를 장기기억을 꺼내는 촉진까지 이루어진다. 개인적으로 어떤 작업을 할 때, 마치 순공시간을 체크하듯이 타이머를 두고 작업한 시간만을 트래킹 하면 집중력도 올라가고 일률도 체크할 수 있다!


저장, 매일 충분한 숙면을 취하기

해마는 숙면을 취할 때 하루동안 받아들인 정보를 다시 조회하여 정리하고 대뇌피질에 저장하는 일을 한다. 이를 건너뛴다면 기억 속에 하루가 날아간다고 보면 된다. 1-2시간 덜 자고 하루를 날릴 것인가? 1-2시간 더 자고 하루를 간직할 것인가? 노화 예방. 치매 예방. 숙취해소. 일석백조. 성공한답시고 무작정 갓생이라며 잠 줄이고 정신없이 보내다간 인생이 훌러덩 지나가버릴 것이다.


인출, 사진첩이나 노트에 기록하기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대단하여 굉장히 많은 정보를 저장하지만, 해당 뉴런이 반복적으로 자극되지 않으면 가소성에 의해 금방 흐린 해진다. 흐릿해진 기억으로는 해마를 자극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사진첩이나 노트에 일기 혹은 메모를 적어 과거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뉴런을 자극할 수 있도록) 기억의 외주화를 해보자. 내가 이때 이걸 했었구나. 이런 생각을 했구나. 이런 지식과 노하우를 배웠구나. 과거의 내가 낯설어 보이는 재밌는 경험들을 할 수 있다.

�기억의 외주화 관련 글: https://brunch.co.kr/@loveonmymind/5



내 인생은 나 그 자체다. 인생을 길게 산다는 건 내가 길게 존재하는 일이다. 우리가 왜 태어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정립하는 시간을 키우는 일이다. 행복을 얻고 시행착오를 겪고 자유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여유를 갖기란 참 어려우니 위 네 가지를 통해 꼭 실천할 수 있기를.


ps. 1년은 약 50주. 앞으로 20년간 사랑하는 부모님과 보낼 수 있는 주말은 고작 2000일. 매달 뵈러 간다면 남은 기회는 250번, 매주 뵈러 간다 해도 1000번뿐. 시간 지나 후회하지 말고 매일 효도하고 사랑해야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돈을 벌어서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