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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항아리를 열어봤는데 형이...

형이 왜 거기서 나와

by 조운생각

요즘 정말 이런 생각 많이 한다.

“진짜 다 던져버리고,
그냥 어디 숨어서 살고 싶다…”


과연 나만 그럴까?

돈이 없어 문제지.

당신이나 나나 복잡한 현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동일할 터.


근데 진짜로 그렇게 살았던 (부러운) 형이 있다.

바로바로 <디오게네스>

속세를 떠나긴 떠나는데

어디로 떠났냐면 바로

"항아리 속"이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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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었으면 유튜브 1인 크리에이터 확정이다.

컨셉은 ‘자발적 무소유 + 개똥같은 철학’

한 마디 하고, 그걸 쇼츠로 올리고,

하루 종일 자고... 또 한 마디하고 쇼츠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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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운가?

그렇다면 디오게네스의 진짜 생각이 어떠했는지 한 번 대애충 살펴보자.


나는 개다

디오게네스 형은 스스로를 "개처럼 산다"고 했다.
욕이 아니다. 칭찬이다.

집 없어도 되고

체면 차리지도 않고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잔다.


한마디로

“나는 아무것도 필요 없어. 자유 하나면 충분해.”


이 형, 컵도 안 썼다.
어느 날 손으로 물 떠먹는 아이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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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컵도 사치였잖아…”

하고 자기 컵을 버렸단다.

그렇게 살다 보니 결국
항아리에 들어감. 진짜 항아리 ㅡㅡ);


햇빛이나 가리지 마라

이 형의 레전드 썰은 따로 있다.
알렉산더 대왕이 디오게네스 형님의 명성을 듣고 한 번 보고 싶어서 직접 찾아왔을 때 이야기다.

알렉산더 왈;

“디오게네스여, 그대가 원하는 걸 들어주겠다.”

디오게네스 (항아리 속에서 고개만 내밀며);

“그래? 그럼 햇빛 좀 가리지 말고 거기서 비켜.”
스크린샷 2025-03-30 18.53.39.png 이 형 찐이네

이 형이 말한 “내가 원하는 것”은
권력도, 부도, 명예도 아니고 그냥 햇빛이었다.

이 형이 말하고자 했던 바는 "자유로운 인간이 되어라"는 것이었지.

아니, 설마 진짜 알렉산더 대왕한테 햇빛을 가리지 말라고 했겠냐고 ;;


이 형의 철학은 딱 하나였다
“남들이 정한 규칙이 꼭 맞는 건 아니다.”

예의? 위선의 가면일 수 있다.

돈? 오히려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

성공? 남의 기준일 뿐이다.


디오게네스는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네가 진짜 원하는 삶이 뭔지,
네가 정한 적은 있니?”


나도 항아리에 들어가볼까...?

요즘은 정말 별게 다 스트레스다.
- 난 4층에 사는데, 아랫층 분들이 층간소음 항의가 장난 아니다. 조심한다고 하는데도 ;;
- 자녀들 대학에 가고 말고 하는 것은 내 결정이 아니라고 했더니 주변에서 왜들 난리인지 ;;
- 알바 정도 하면서 삶을 살고 싶다고 했더니 나보고 숨겨둔 돈이 얼마나 많냐고 한다 ;;


그럴 때 디오게네스 형이 생각난다.

그냥 햇빛 쬐면서 한가하게 앉아 있는 그 모습.

말은 안 하지만
그 눈빛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이리와, 여기 편해~"

선우정아씨가 부른 노래가 생각난다

<도망가자>


그래, 편해 보인다


오늘의 디오게네스식 질문
“나는 지금, 나의 햇빛을 보고 있는가?”

모든 걸 다 갖는 대신,
진짜 필요한 것 하나만 바라보는 용기.
그게 디오게네스식 철학이다.


#디오게네스 #미니멀리즘 #자기다운삶 #철학유머 #그형은그렇게생각했대 #햇빛이나가리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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