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없는 형
이런 사람 주변에 있는가?
별 생각 없이 툭툭 질문 내뱉는 사람.
"야, 근데 너 그거 왜 한 거야?"
소크라테스가 딱 그랬다.
길 가던 아테네 시민 붙잡고 질문한다.
"정의란 뭐라고 생각해?"
대답하면?
"흠… 그건 아닌 것 같네."
또 대답하면?
"그건 좀 모순이 있는 것 같은데?"
결국 상대방은 머리 부여잡고
“그럼 형이 생각하는 정의는 뭔데요?” 라고 외친다.
"나도 몰라. 그래서 물어본 거야."

진심이다. 소크라테스는 진심으로 모른다고 말했다.
킹 받는다.
넌 진짜 너를 아니?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말이다. (아 물론 그가 진짜 이 말을 하지 않았다는 말도 있지만 암튼...)
“너 자신을 알라.”
이 형도 자기 자신을 잘 모른다고 했다.
다만,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세상 사람들보단 조금 더 아는 편이라고 주장했다.
암튼 말쟁이들은....
우리는 대부분 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나 좋은 사람이지.
나 그래도 괜찮은 남편이지.
나 그렇게 나쁘진 않잖아?
그럴 때 소크라테스 형은 슬쩍 끼어들어
"그래서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하고 물어본다.

이 싸람이 진짜...
질문 좀 그만하시죠!?
말이 많아 죽었다
아테네 사람들도 결국 열받았다.
“이 형, 자꾸 젊은 애들 꼬드겨서 이상한 질문하게 하고,
우리 기득권 체면 깎고, 신도 의심하게 만들고…
안 되겠다, 독약 한 잔 드리자.”
그런데 소크라테스 형은 독배를 들고도 담담했다.
“죽음? 그냥 긴 잠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저 세상에서 대화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일일 수도 있지.”
이 형, 찐이네...
사람 하나가,
죽음 앞에서조차 질문을 품고 웃을 수 있다는 걸
이 형이 보여줬다.
나도 요즘 그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금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나?"
"지금 내가 하는 이 말은, 진짜 내 마음에서 나온 걸까?"
질문은 때로 불편하다.
근데 묘하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
내 안에서 조용히 무언가 깨어난다.
소크라테스 형 말대로라면
답을 찾지 않아도 괜찮다.
“그걸 모른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 이미 한 걸음은 나아간 거니까.
오늘의 철학 질문
“지금의 나는, 내가 선택한 나인가?”
답은 없어도 괜찮다.
일단 질문만 잘 던져도
소크라테스 형처럼 되는거니까.
단 주변인들이 죽이려 달려 들 수 있다는 것이 함정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