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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백수다방

나 화나면 정말 무섭다!!

화나게 하지마라아

by 조운생각

그러나 실상은 소심해서 화를 잘 못 내며 살아왔다. 화내다가 더 큰 화를 당할까 두려웠다.


그렇게 썩소를 익혔다.


화가 난다.

화를 내야 할 적절한 타이밍에 화를 내지 못한 나 때문에 화가 난다.

저 인간에게는 원망이라는 단어가 적절할 뿐, 정작 화의 화살은 나를 향한다.


그렇게 욕이 늘었다.


갈등은 나와 그가 가깝다는 반증이다.

옆에 있으니 자꾸 어깨가 부딪히게 되고, 그는 자기 머리를 긁으려 손을 올렸을 뿐인데

나는 그 손에 턱주가리를 맞아버렸지만 더욱 화가 나는 것은 그의 겨드랑이였다.


그렇게 암내를 맡았다.


화에 대한 책을 읽었다.

왜 화가 났는지 상황을 이해하고 나를 타자화 하란다. ‘화’라는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서 폭발하지 말고 도리어 춤을 추란다.


그렇게 댄서가 되었다.


결국 난

얼굴은 썩소에, 입에는 욕을 담고 있으며, 암내를 요리저리 피해 다니는 춤꾼이 되었다.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나는 어디? 여긴 누구?


날 이렇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나다. 정작 화의 화살은 나를 향한다.

그렇게 욕이 늘었다….



스크린샷 2025-04-04 10.07.01.png 썩소, 욕, 암내,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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