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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류장 Sep 05. 2018

내가 만든 쓰레기

데일리 라이팅 열한 번째 날

#날이 좋은 하루


날씨가 좋았다. 

우리는 얼마나 쉽게 서로에게 서운함을 주는가.

대부분의 경우는 '의도치 않았을 때' 일어난다. 

더 예쁘게 말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


느릿느릿 산책하는 할머니와 개




#최소한의 쓰레기


소비욕구가 슬금슬금 기어나올 때마다 이것이 정말 필요한 지 아닌 지, 혹여 내게 와 짐이 되진 않을 지를 생각해 보는 요즘이다.

예쁜 가을 신상 옷들을 보고도 짐 늘리기 싫다- 옷은 충분타- 더 버릴 것은 없나- 무념무상한 스스로를 보면서 나름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긴 하구나 느낀 김에, 내게서 나오는 쓰레기도 줄이는 진정한 미니멀리즘을 마음먹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오늘 같은 날은 그 다짐의 실천이 참 어려웠다.


점심을 부실하게 챙겨 먹은 것이 이 모든 쓰레기 생성의 발단이 되었다. 

배가 고파 챙겨주신 다과 중 초코파이 2개와 참 크래커 하나를 먹으며 세 봉지의 쓰레기를 만들어 냈고,

과자와 함께 알로에 음료를 마시고 싶은데 챙겨간 텀블러엔 물이 가득해 일회용 종이컵을 하나 사용했다.

쉬는 시간엔 도저히 참지 못하고 편의점으로 달려가 컵누들 하나를 다 익히지도 못한 채 서둘러 먹었고, 물론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사용했다. 


그래도 습관처럼 텀블러를 챙긴 탓에 종이컵을 더 많이 쓰지 않을 수 있었고,

저녁으로 먹은 맛있는 주먹밥을 하나 포장해오고 싶었지만 보관용기를 챙기지 않은 탓에 더이상 오늘의 쓰레기를 늘리고 싶지 않아 참아 내었다.

새로 배송 온 발레용 레깅스를 담은 포장 지퍼팩도 일반 봉지가 아니라 유용하게 재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내일은 조금 더 노력해야지.


나 하나 살아가는데 만들어 내는 쓰레기가 이토록 많음을 체감하니 

작은 행동 하나도 더 주의하게 된다.


매일의 쓰레기를 줄이고, 

삶을 더 가볍게 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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