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시작과 끝은 부부다
'부부 사이'.
이 단어를 듣고,
당신은 어떤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혹시, '연인 사이'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인가?
모든 결혼은 관계의 새로운 법적, 사회적, 개인적 정립이고, 부부를 만들어내지만
부부의 사이까지 규정하거나, 부부의 관계를 완성시켜주지는 못한다.
단지 시작일 뿐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스스로가 결혼을 통해 어떤 부부의 모습을 만들어 가고 싶은 것인지
미리 나를 파악하고, 상대를 파악해야만 한다.
부부 사이는 이것만으로도 논문 몇 편은 쓸만한 주제이지만,
오늘은 간단히 미혼 여성인 내가 꿈꾸는 부부 사이에 대해 세 가지로 요약해 보려고 한다.
1. 서로를 존중하여 몸과 마음의 작은 부분까지 아끼고 보듬어주는 사이.
관계에 있어서 기본은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내가 상대에게 함부로 하면서 나는 존중받길 원해서는 어떤 관계의 경우에서도 끝이 아름답지 못할 것이다.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상대의 기분을 존중하며, 상대의 인간관계를 존중하는 것부터,
상대의 꿈을 존중하고, 상대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까지 크고 작은 부분에 있어서 서로를 존중하는 부부 사이라면, 기본에는 충실한 부부라고 할 수 있겠다.
서로가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않으며, 함부로 상처가 되는 언어를 내뱉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2. 아낌없이 희생하고 사랑을 내어주는 사이.
신자유주의 시대에 희생이란 단어는 촌스럽고, 구태스럽게 들릴 수 있다.
자아와 나의 것이 강조되며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그러나 희생이 뒷받침되지 않은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 안의 나를 스스로 내려 놓지 못하면, 누군가가 들어올 자리도 없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주관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내게 있어서 사랑은 '나의 시간과 에너지와 돈, 심지어는 생명까지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마음'을 말한다.
3. 변치 않을 약속의 관계로써의 부부 사이.
가톨릭에서는 신부님이 되기 위해 최소 10년 이상은 수련하고 공부하며 수없는 심사를 거치고 나서야
겨우 사제복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사제로서 완성되는 것은 죽고 나서 사제복을 입고 묻히는 그 순간이라고 한다.
나는 결혼도 같다고 생각한다.
여러 연애와 사랑싸움을 거쳐 힘든 결혼 준비를 하더라도, 이는 모두 시작에 불과하다.
부부로 시작해서 부부로 끝나는 인생의 여정이며,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사랑의 부부로써 남는 것이 그 부부 생활의 완성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 멀고 먼 길을 함께가는 서로가 서로의 동반자인 것이다.
세 가지만 골라보려니 시작은 어려웠으나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가 남은 것 같다.
결혼 생활을 하는 모두가 아름다운 부부 사이를 이루어 간다면
이는 아름다운 가정의 기반이 될 것이고,
나아가 아름다운 사회의 바탕이 될 것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내 안의 작은 세상을 돌보는 매일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