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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류장 Oct 04. 2018

퇴근 후 일상

나의 시간 중 일을 제외하면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수다떠는 일상.

피크닉을 즐기는 주말.

스터디를 열심히 하는 토요일.

식사를 정성껏 차려 먹는 저녁시간.

브런치를 쓰는 시간.

집안 곳곳 청소를 하는 시간.

발레를 하는 시간.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는 시간.

찬양을 들으며 마음을 차분히 하는 시간.

내일 입을 옷을 정해보는 시간.

설거지 하는 시간.

성당에 미사드리러 가는 일요일.

계획표를 작성하는 시간.

쿠션을 안고 책을 읽는 시간.

혼자만의 여유로운 티타임.

틈틈히 영어공부를 하는 시간.

기도를 하는 시간.

잠자리에 드는 시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 일상의 조각들. 나의 시간들이 모여 내가 된다.

이 중 요즘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다름아닌 '티타임'.

꽃받침까지 말려놓은 메리골드 꽃을 하나 둘 유리티팟에 넣고 물을 끓여 담는다.

첫 물은 붓자마자 곧 색이 우러난다.

티팟의 버튼을 눌러 찻물을 아래로 걸러내고,

잔에 따라 한모금 입에 머금을 때 퍼지는 향기가, 따뜻함이, 잔잔한 기운이 좋다.

아침저녁 급격히 쌀쌀해진 날씨때문에 이렇게 따뜻한 차가 자주 당긴다.


아침엔 눈을 뜨자마자 부엌으로 나와 물에 생강편을 넣고 보글보글 끓이기부터 한다.

원래는 여기에 달달한 꿀을 넣어 마셨는데, 오늘은 레몬청을 넣어보았다.

향긋한 레몬이 새콤달콤한 향을 가득 안기는 진저레몬티가 되었다.

달큼하게 입안에 남아 하루를 시작할 에너지를 돋군다.  


체온도 올리고 맛도 좋고,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이 시간.

올 가을 겨울, 향좋고 맛좋은 차를 더 자주, 더 즐길 생각을 하니

추워져가는 날씨도 조금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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