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보낸 편지, 결국 중요한 건 사람
'부자가 보낸 편지'는 소설 느낌의 자기계발서다. 주인공 케이는 부자였던 할아버지가 남긴 9개의 편지를 읽으면서 우연과 직감이 이끄는 대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를 통해 삶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내용이다.
조금 뻔한 내용 같고 책에 전반적으로 난무하는 우연, 직감, 운명이라는 단어는 조금 허황된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우연에서 의미를 찾아 필연을 만들고 직감을 통해 결단을 한 뒤 행동을 하는 것, 주어진 숙명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나름대로의 운명을 개척하는 것, 이런 건 웬만한 경험, 시행착오, 그저 그런 마음가짐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실제로 하는 사람은 진짜 몇 없다. 우연, 직감 그리고 운명을 느끼고 성공했다는 사람들은 어떤 영적인 기운을 받은 게 아니라 직감을 느낄 만큼 자신에게 확신이 있으며 우연스러운 기회를 잡고 스스로 믿고 있는 운명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노력과 도전을 했다는 뜻이다.
부자가 보낸 편지이니 돈에 대한 얘기도 빠질 수 없는데 책에 따르면 돈을 잘 사귄 후엔 돈과 거리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 사람들은 행복해지거나 돈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며 부자를 꿈꾼다. 하지만 부자가 된다고 행복해지거나 돈에서 자유로워지는 건 아니며 부자가 된 뒤에는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면서 돈을 좋은 데 써야지 좋은 힘이 되고 나도 돈에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리고 2030, 요즘은 4050도 아직 천직을 못 찾아 헤매고 있다. 얼마 전에 읽었던 '모든 것이 되는 법'에서는 다양성이 특징인 사람들에겐 하나의 천직이 없을 수 있다고 했지만 이 책에선 천직을 찾는 건 인생을 찾는 길이며 우리 모두 천천히 천직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머리나 가슴속이 띵하고 울리며 하나의 천직을 발견하는 사람은 드물기에 그렇지 않은 우리는 천직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 천직을 찾는 방법은 다양한데 지금 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그 안에서 내 재능이 나오기도 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는 과정에서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기도 한다.
앞서 말한 돈과 일에서 느끼는 행복도 크지만 오래 지속되는 행복은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을 때다. 돈이 많다는 건 상대적인 개념이며 일 또한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늘 존재하기에 성취욕을 완전히 채우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관계는 다르다. 여기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누군가와 진정으로 깊은 관계를 맺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해주고 싶다.
저자는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려면 내면이 충실하게 가꾼 후 주는 사람이 되어라고 한다. 여기서 준다는 건은 돈이나 선물 등 물질 외에도 밝고 건강한 에너지, 사랑, 우정, 안정감, 지혜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내면이 충실하지 못하고 빼앗는 사람은 물질이 아니더라도 존경과 인정을 갈구하고 타인의 에너지를 깎아먹는다.
사람이 둘이면 언제나 의견도 둘로 나뉘게 되는데 여기서 둘 다 옳고 좋다고 인정해야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항간에 술 때문에 친해지면 술 때문에 싸운다는 말이 있듯이 이런 이유로 싸우는 연인들이 많다. 예를 들어 인생에서 성장욕구가 큰 사람 두 명이 서로 이처럼 비슷한 점에 끌려 가까워졌다면 그 안에서 의견차이가 생겨 다툴 수 있다. 둘 다 성장욕구가 크다고 해도 사람은 둘이기에 상대적으로 더 심한 사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책은 돈, 시간, 재능, 노력, 모든 에너지를 아까워하지 말고 인생에 최선을 다하자, 덧붙여 인생을 바꿔주는 것은 언제나 사람이니 인생을 바꿔주는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자며 마무리한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길다고 할 수 있는 내 30년 인생에서 큰 변화를 준 건 늘 사람이었다. 그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사람은 진짜 안 바뀐다. 그런데 사람을 크게 또 쉽게 바꾸는 건 사람뿐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에게도 내가 좋은 사람이 될 것. 좋은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