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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i Apr 19. 2023

30대 미혼에게, 김미경의 마흔 수업

김미경의 마흔 수업, 후회 없는 마흔을 준비하며


20대를 돌이켜보면 30대쯤 내가 뭐라도 돼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앞에 주어진 일만 해치우기 바빴지 인생의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이제야 커리어, 결혼, 집, 노후준비 뭣하나 제대로 쌓은 게 없는 현실이 보여 마흔은 진짜 제대로 준비해야지라는 결심을 하고 김미경의 마흔 수업을 펼쳤다.




저자에 의하면 인생은 3가지 판으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 판태어났을 때 결정된 부모와 형제, 두 번째 판내가 선택한 남편, 아이, 커리어, 돈, 마지막으로 세 번째 판스스로 선택한 적 없지만 나이가 들면서 감당하게 되는 사건, 사고들.

가만 살펴보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두 번째 판, 남편, 아이, 커리어, 돈이 유일하다. 하지만 20~30대엔 커리어, 결혼, 출산 등 눈앞에 놓인 선택에 집중하느라 내가 지금 어떤 판을 만들고 있는지 보지 못한다. 마흔이 되어서야 내가 만든 인생의 판이 보이는데 그때는 이미 일, 가족, 돈, 꿈, 빼고 싶어도 뺄 게 없다. 결국 20~30대가 여기서 얻을 수 있는 핵심은 당장 남들 따라 선택하기에 급급하지 말고, 내가 만들고 싶은 판을 생각하면서 선택(커리어, 결혼, 출산 등)을 이어나갈 것.


눈앞의 일도 정성껏 해나가야 하지만 시야를 멀리 두고 내 삶을 조망해야 하는데 60대 이후 풍성한 삶을 위해 준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2가지는 돈과 자기만의 철학이다. 돈이 없다면 나만의 철학이 있어도 그 고귀한 철학을 지키기 힘들고, 나만의 철학이 없다면 돈이 있어도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몰라 비교만 하다가 나다움을 잃는다.

나도 한때 주변과의 비교와 스스로를 향한 열등감으로 나를 괴롭힐 때가 있었고 지금도 여기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그럴 때마다 내게 힘이 되는 건 여러 책을 읽고 나에게 울리는 문장들을 찾아 써보는 것이다. 좋은 책, 좋은 문장들이 쌓이면서 나에게 맞는 가치관들을 모으고 그 가치관들을 나만의 언어로 재해석하면서 나만의 가치관, 철학을 정립하고 있다.


그리고 30대 미혼으로 맞닥뜨린 수밖에 없는 결혼 얘기. '90% 노력을 커리어에 쏟고 10% 노력을 연애에 쏟으면 10% 같은 남자만 온다.' 이 문장을 읽고 뼈가 아팠다.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결혼얘기가 대부분이다. 과거와 지금을 돌이켜보니 내가 연애에 노력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다. 그래도 연애를 할 만큼 했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자만추가 어려워지면서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 연애를 하기가 힘들어졌다. 그런데 나란 인간은 너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그 노력할 시간을 따로 내는 게 쉽지 않다.

그래도 저자는 말한다. 성장에 90% 몰입한 여자가 억지로 10% 남자와 결혼할 필요는 없다고. 나도 생각이 비슷한데, 노력이야 해야겠지만 사회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시기가 왔다고 마음 안 맞는 사람과 억지로 결혼을 하고 싶진 않다. 마음 맞는 사람이 있으면 결혼하는 거고 아님 뭐 어쩔 수 없다. 결혼은 시간을 함께 나눠 쓰는 일인데 사회적 시선에 급급해서 억지로 결혼한 사람들이 과연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배우자는 내 인생을 함께 걸어갈 사람이다. 서로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고 싶고, 그러기 위해 서로 무엇을 해주길 바라고, 그중 어떤 게 하기 어려운지 계속 대화하며 인생을 함께 풀어가야 한다.


결혼에 이어 육아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부모는 아이에겐 what이 아니라 how, 살아가는 태도를 가르쳐야 한다. 부모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아이가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나오는 표준값이 되는데 나 역시도 너무 공감하는 부분이다.

나로 태어나서 나를 먹이고 책임질 것, 인생은 한 번뿐이니 매일에 최선을 다 할 것, 역경을 맞이했을 때 좌절하지 말고 큰 그림을 바라보며 대응할 것, 인간으로 태어나서 할 수 없다고 정의한 건 모두 내가 정한 한계치일 뿐이라는 것 등, 내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다 부모님께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터득한 가치들이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 하지만 인생을 잘 살펴보면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부모, 친한 친구, 연인, 향후 배우자와 대화를 통해 서로의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내 가치관의 부족한 부분은 수정하고 새로이 정립하며 차원을 넓힌다. 게다가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으면 나 스스로 나의 좋은 모습을 발견하면서 나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앞서 말한 결혼 문제 때문이 아니라 나의 성장,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도 이성이든 동성이든 좋은 사람을 만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울타리를 세우지 말고 다가올 마흔을 위해 좋은 사람들 곁으로 나를 거침없이 밀어 넣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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