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발자국
창의성은 동떨어졌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연결하는 순간 나오는데 이 책이 딱 그런 책이다. 우리가 기대 없이 보는 아이들용 만화에서 생활의 지혜를 얻거나 소소한 대화 속에서 썩 괜찮은 가치관을 발견하는 것처럼, 이 책은 과학 교양서지만 자기계발, 심리, 철학까지 연결되어 여러모로 통찰력을 얻기 좋다.
선택장애, 햄릿 증후군 극복 방법
일반적으로 감정이 배제되면 선택과 결정을 잘할 거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뇌에서 감정적인 반응을 받아서 상황을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부분이 손상된 사람은 의사결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우리는 모든 결정을 할 때 자기만의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선호도가 판단 기준이 되는데 감정은 여기서 개인의 가치와 선호도, 우선순위를 결정해서 의사결정을 빠르게 돕는다.
즉 의사결정이 쉽지 않다는 건 나의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나의 선호도, 우선순위를 모른다면 우린 끊임없이 남과의 비교 굴레에 갇혀 나다운 결정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뭘 좋아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이라면 내가 무엇을 하고 놀 때 가장 행복한지 보면 된다. 혼놀 vs 같놀, 현실 vs 온라인, 액티비티 vs 두뇌유희 등. 물론 하나만 좋은 사람은 별로 없을 테고 각자 인생에 원하는 비율을 생각해 보며 큰 그림을 그려보면 좋을 것 같다.
습관을 만들고 습관을 깨는 습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고 결정을 할 때 뇌의 2가지 영역, 목표지향 영역과 습관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 목표지향영역은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목표를 생각한 다음 가장 큰 보상이 기대되는 선택을 하게 돕는다. 습관 뇌 영역은 반복수행을 할 때 에너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습관이라는 행동패턴을 만들어 가볍게 선택하도록 이끈다. 이 내용은 좋은 습관 만들기의 중요성과 함께 현재의 안락함에 익숙해지면 새로운 탐색에 소홀해지기 쉽다는 점을 알려준다. 인생의 목표가 성공이 아니라 성숙이라면 좋은 습관을 유지하면서도 가끔은 새로운 도전을 병행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겠다.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
창의적인 책인 만큼 창의성에 대한 얘기가 참 재밌었는데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지식을 다른 것과 연결하는 경험을 즐기고 그것을 잘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순간을 관찰했을 때 평소 신경신호를 주고받지 않던, 멀리 떨어진 뇌 영역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좌절할 필요가 없는 게 평범한 사람도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 창의성은 남과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으로 창의적인 결과물이 아니라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따라 하다 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단순히 결과만 보고 저 사람은 천재라며 끝날 게 아니라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직접 실천해야 한다. 더불어 그러기 위해 다양한 책을 읽고 나와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
또 우리가 창의적인 생각을 할 때 전측 상측두회라는 뇌 영역이 활성화되는데 이 부분은 우리가 자려고 누었을 때 이런저런 생각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등 멍 때릴 때 활동하는 영역이다. 즉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 목적지향적인 사고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몽상을 하다가 창의적인 생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순응하지 않고 도전하며 성공하는 법
창업을 꿈꾼다면 기존 직장을 다니면서 준비해야 할지 관두고 창업에 집중해야 할지 고민이 될 것이다. 보통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들이 성공을 할 것 같지만 실험결과 직장을 다니면서 준비한 사람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 즉 성공한 사람들은 무모하게 위험에 덤벼드는 게 아니라 위험을 관리한다는 것.
일반적인 사람들은 모호한 상황(확률을 계산할 수 없을 때)과 위험한 상황(확률이 높지 않지만 확률을 알 때) 비슷하게 행동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이 두 상황을 구분하고 달리 대응을 한다. 그들은 모호한 상황에 바로 의사결정을 하기보다 확률을 계산하려 노력하고 힘들게 얻은 확률도 보수적으로 해석한다. 더불어 순응하지 않고 도전하면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똑똑한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구하고 비판이 와도 받아들이며 끊임없이 성찰하고 성장해 나간다.
뇌과학 책이라고 하지만 웬만한 자기계발서보다 활용할 게 많다. 창의적인 생각을 무작정 많이 뿜어내는 것보다 창의적인 생각 하나를 세상과 제대로 통합하는 게 훨씬 어려운 일이다. 내가 갖고 있는 재능과 지식, 드러나지 않은 잠재성을 세상과 연결시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