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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i Sep 07. 2023

한의사지만 취미에 진심입니다.

취미가 그저 취미로 남지 않게

작년 하반기, 서울에 다시 올라와 내가 집중한 건 독서와 그림이다. 1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많은 책을 읽고 작품이 꽤 쌓인 건 매우 직장인스러운 시간표 덕분인데 나는 현재 월~금 평일 근무에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라는 복에 겨워 몸 둘 바 모를 근무시간을 보내고 있다.


직장인에겐 평범한 스케줄이지만 한의사 페이닥터로서 일을 하다 보면 주말 중 적어도 하루는 일을 하고 평일 며칠은 야간진료 때문에 오후 8시 이후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 한의사 4~5년 차, 어쩌다 운이 좋아 진료이래 처음으로 평일 6시 퇴근이라는 엄청난 조건으로 일을 하면서 퇴근 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평일 하루 일과는 독서로 시작된다. 최근 몇 달 전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블로그 글쓰기를 하기도 한다. 이후 출근을 한 뒤 퇴근을 하면 화실을 가거나 운동을 한다. 주말엔 독서모임을 가서 책을 읽고 깨달음을 공유하거나 화실에 가서 그림을 그린다. 물론 가끔 친구를 만나 놀기도 하지만 반나절을 넘기지 못한다. 무엇보다 내면을 성찰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모든 행위들을 사랑한다.



독서.


단순한 읽기로는 깨달음이 한순간에 그칠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좀 더 발전적인 독서를 시작했다. 먼저 삼성노트에 독서폴더를 만들었는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 그 책의 이름으로 하위 폴더를 생성한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은 내용에 밑줄을 친 뒤 디지털 필사를 하고 해당 폴더에 옮긴다. 그 문장들에 내 색깔을 입혀 나의 언어로 재해석하여 간단히 느낀 점이나 깨달은 것들은 따로 써서 폴더에 간직한다. 약 1년이 흐르니 하위폴더가 꽤나 쌓였다. 디지털 독서노트의 가장 큰 장점은 검색인데 의문이 가는 단어에 대해 재정의가 필요할 땐 검색 기능 하나로 겹겹이 쌓인 독서폴더와 생각폴더에 파묻혀있던 엄청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그림.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게 되면서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그림을 그린 지 얼마나 됐어요?'다. 유화를 그린 지는 1년이 좀 지났지만 어렸을 때부터 야금야금 그려왔어서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부분 내가 한의사 거나 다른 직업이라는 것을 전제로 그림을 취미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감사하게도 잘 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전공자, 아마추어라는 딱지가 붙는 건 슬프지만 잘 그린다는 칭찬을 받기엔 참 좋다. 칭찬은 뭔들 의도는 좋으니깐.

혹 제 그림이 취향인 분들을 위해, 이번 달에 전시도 합니다. 많관부.

https://www.instagram.com/love.shini



블로그.


몇 년 전 묵혀 둔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 지는 몇 달이 되지 않았다. 나는 건강하지 못한 것에 조금 예민한 편인데 그래서 소위 맛있다는 평을 받는 온갖 화학성분들이 가득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재료 본연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맛을 최대한 느끼는 게 좋다.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


블로그엔 주로 건강에 관련된 정보들을 올린다. 다이어트블로그 같기도 한데 주목적은 건강이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은 질병에 걸리지 않는 이상 건강에 관심을 갖기 힘든 것 같아 다이어트라는 동기부여를 등에 업고 건강한 식습관, 생활습관에 대해 글을 쓴다. 내용이 궁금하다면 블로그를 참고하시길.

https://m.blog.naver.com/love_shini




취미라고 적었지만 실은 이 취미들이 그저 취미로 남지 않게 만드는 게 꿈이다. 아무런 보상이 없어도 그저 하고 싶기에 하게 되는 것들, 이러한 행위를 하면서 나는 진짜 나다움을 느낀다. 결국 나다움을 찾아 실현하는 게 삶의 지향점이지 않을까. 물론 아직 능력이 미흡하여 오늘도 병원에서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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