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한 사람의 외모나 조건, 성격의 한 부분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역사, 살아온 인생의 서사를 이해하는 것. 그래서 이해받지 못할 때가 가장 힘들고 이해할 수 없을 때 떠나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상대방에게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하길 바라는 게 사랑일까. 이건 사랑을 주지 못한 채 받기만 바라는 이기심일 뿐이며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함을 이해하는 것도 사랑이다. 정리하자면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함과 이해하지 못함을 조율하는 노력 중에지속된다.
삶을 돌이켜보면 사랑과 그다지 가깝지 않게 살았지만 그럼에도 나를 맞대는 세상과 내가 마주하는 사람의 서사를 이해하고 사랑을 말하고 싶다. 그동안 크고 작은 죽음을 마주하고 맞닥뜨리며, 죽음의 두려움은 부와 명예가 아닌 소중한 존재와의 단절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버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