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사랑 친구 사랑.
오늘 군 시절 직속 간부이자 친애하는 형의 결혼식이 있었다. 전역한지도 어언 2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당신은 빛이 난다. 항상 약자인 병사들의 앞에서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던 그였기에 청첩장을 받았을때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참석하겠노라 결심했다. 부대에서는 우리들의 슈퍼스타였고, 밖에서 간만에 본 그는 잘 나가는 젊은 사업가이자 빛나는 신랑이었다.
집에서 나와 부산 가는 시내버스에 몸을 실었다. 시외버스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기도 하거니와 시내버스만이 갖는 매력 때문에 어지간히 급하지 않은 이상에는 일반버스를 탄다. 일부러 좀 더 일찍 나와서 터미널에 친구들 마중을 나가기 위함이다. 8시 출발 버스는 단풍놀이 가는 사람들 때문인지 두시간 가까이 연착하여 오랜 여행에 지친 승객들을 부산에 토해 놓기 시작했다 그 중에 내가 찾던 그리운 얼굴들이 있었다.
서울보다 북한 개성이 더 가깝다는 경기도 파주에서 2년간을 보낸 탓에 대부분의 군 시절 친구들이 수도권에 거주 중이다. 그렇기에 내가 당신이 보고싶어도, 당신이 나를 보고 싶어해도 서로 사는곳이 멀기에 쉬이 볼 수가 없다. 그렇기에 아마도 간만의 만남이 더 기다려졌을 터.
사실 입대할 때 뭔가를 이루고 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국가에 대한 의무의 수행이며 그저 몸 하나 성하게 나오겠다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곳에서 만났던 여러 간부들, 동기들 그리고 선후임들이 결국 친구로 남게 되었다(몸 성히 나오겠다는 목표는 무릎을 다치면서 반쪽짜리 성공만을 달성했다).
비슷한 연배의 남정네들끼리 공통된 목표를 위해 1년 넘게 함께 땀을 흘리고 같이 합을 맞추며 다같이 일어나고 잠드는 것은 군대에서 외에는 크게 할 길이 없지 않을까?(그래서 아마 대한민국의 모든 예비역들은 다 같은 자부심과 약간의 자뻑이 마음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매일 같이 있어도 처음 보는 남남같은 사람이 있고, 서로 오래 떨어져있어도, 딱히 애써 연락하지 않아도 어제 서로 본 것 마냥 반갑고 좋은 사람이 있다. 결혼식을 핑계 삼아 저 멀리 서울에서 달려온 그들이 내겐 그런 사람들이다. 비록 학기중이라 바쁘기도 하고 다시 돌아갈길이 멀어 금방 올라가야 하지만 언제나 내 마음 한켠에는 그들과 함께한 기억들이 있을 테니까.
다행인 것 같다. 오늘같은 날 이렇게라도 만나지 않았으면 괜히 아쉬웠을 테고 언제 만날지 기약 없이 지내왔을 텐데. 그래서 그들이 더 반갑고 더 고맙고 더 좋은 게 아닐까.
2012.02.07~2013.11.06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과 기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