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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빛나 Oct 26. 2023

모두,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가늠할 수 없는 안부들을 여쭙니다.

잘 지내시는지요.

안녕하고 물으면,

안녕하고 대답하는 인사뒤의 소소한 걱정들과

다시 안녕하고 돌아선 뒤

묻지 못하는 안부 너머에 있는

안부들까지도 모두,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10번도 넘게 쓰고 100번도 넘게 읽은 김애란 님의 안부편지입니다.


가늠할 수 없는 안부들을 찬찬히 생각해 봅니다.

얼굴 맞대고 만나도 서로 전할 수 없는 진실들,

감추어야만 하는 속마음들,

애써 웃음 짓는 얼굴들.


잘 지내시는지요.

안녕하고 물으면, 안녕하고 대답하는 인사 뒤엔 얼마나 많은 소소한 걱정들이 쌓여있을까요.




얼마 전 장례식장에 다녀오며 이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지인의 어머님의 장례식이었습니다.

만 66세의 나이로 암투병을 하다 떠나셨습니다.

지인은 어머니 이야기를 하며 많이도 울었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같이 고기도 구워 먹으며 가족들과 다 같이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던 어머니였습니다.  

아프다는 내색 없이 괜찮다고만 하던 어머니였습니다.

가는 시간까지 아들, 딸, 손자들 앞에서 큰 숨소리 한번 없이 조용히 눈을 감던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에게 안녕뒤에 감추어진 소소한 걱정들을 제가 감히 가늠할 수 있을까요.


다시 안녕하고 돌아가신 뒤

이제는 더 이상 어머니에게 묻지 못하는

안부 너머에 있는 안부들까지 그곳에서는 평안하시길..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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