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경화 Jul 14. 2021

칼럼니스트의 굴욕

나에게 굴욕은 나에게 성장이다.

내가 신문사와 MBC월간지 등 시사칼럼니스트와 문화칼럼니스트로 약 5년동안 칼럼을 쓰면서 겪었던일 몇가지를 읇어보려고 한다.
.
앞서 날 설명하려면...
난 유명하지도 않고 아직도 책을 출판하지도 못한 원고만 수두룩한 글쟁이다.
.
.
어릴때 나의 아버지는 곧 죽어도 일기는 빼먹지 말고 쓰라고 하셨다.
방학마다 주말마다 전국 방방곳곳 여행을 다니게 하시면서도 자기전에는 일기를 꼭 쓰고 자라 하셨다.
심지어 설,추석 명절에 할머니댁에서도 사촌들과 다들 꽁냥꽁냥 밤새 놀 궁리를 하는데도
숨이 턱 막히게 나타나 일단 일기쓰고 놀라고 하셨다.
.
아버지는 밀린일기를 쓰면 곤욕이라며 일기부터 쓰라고 하셨었는데 어린 나는 투덜대면서도 혼나기 싫어 일기를 썼고 그 습관은 정말 대단하게도 40줄까지 오게 되었다.
국민학교 다니던 어느 날
나는 생각지도 못한 상을 하나 받게 된다.
교내글짓기대회의 상이였다.
글로써 인정받는 하루였다.
공부를 잘하지 못한 나는 글쓰기로 상을 받는 그 날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
.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시나요?"
라고 누가 물으면
나는 글로 푼다고 말한다.
.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술로 풀기도 했고, 친구들를 만나서 푼적도 있고,춤을 좋아해 클럽과 나이트를 다니며 푼적도 있으며
정말 주체못할 끼가 넘칠때는 노래방이 최고였다.
.
그러나 돌이켜보면 내가 가장 스트레스 받을때는
어김없이 글을 썼다.
지금도 나는 내가 쓴 글들을 보면서
놀랜다.
기록에 놀래고, 그 당시 처참하고 살벌한 심정에 놀래고,
때때로는 내 글의 심취하여 놀랜다.
그래서 가끔 내가 쓴 과거의 글을
현재에 갈취할때도 많다.
.
싸이월드 시절 쓴 글을 보면
베.셀 작가 저리가라다.
워낙 감수성도 예민한편이지만
20대의 치열한 시기에 겪은 크고작은 성장통을 써내려간 글들 보면서
내가 저런 생각과 마음으로 견뎠구나..여기까지 왔구나 싶다.
.
진심을 다해 책을 사랑하고 글을 좋아하다보니
어찌보면 강의보다 글쓰는일에 더 집중한적도 많다.
.
칼럼기고일을 놓친적은 거의 없으며
우울증약과 신경안정제없이는 살지 못한 은둔시절에도 끝까지 칼럼을 놓지 않았다.
태국에 해외살이 할때도 디지털노마드가 되어 칼럼은 꼬박꼬박 기고했다.


.
그렇게 글쓰는일에 애착이 깊었고
무엇보다 글 자체를 사랑했기에 가능했던 일들이다.
.
.
.
내가 칼럼을 쓰면서 가장 화가 난 경험은
내 칼럼을 토시하나 안바꾸고
똑같이 베껴쓰기 한
제주의 한 교육연구소 소장님이였다.
그 분도 나와 같은 일을 종사하고
그 도시의 신문사에서 칼럼을 쓰면서 나이도 지성도 깊으신분이
아무리 내 칼럼이나 내가 인지도가 낮아도 그렇지 그걸 베껴쓰는건지
당시 언론사대표님과도 심각한 이야기를 오고갔다.
하지만 법적절차를 밟지않고 그냥 내버려뒀다.
(그 분은 지금 베껴쓰기한 칼럼을 다 삭제한 상태다.그러면서 그 도시에서는 꽤나 유명세를 떨치시나보다....;;)
.
.
또 하나의 칼럼을 쓰며 겪은 경험은
어느날 인스타 댓글로 내 칼럼에 대해서 일본의 잔제의식이 남은 문장이 많니, 어휘가 많다는등의 깨알같은 지적을 해주셨다.
그 분은 댓글 말미에 오해는 말라고 기분나빠하지말라 했다.
(기분나쁘라고 하는말은 아니지만 오해는 하지말라고 하며 덧붙이는 말은 결국 기분이 나쁘게 되어있고 오해를 하게 되어있다.
#오해없는오해는없다)
그분과 평소 소통을 해본적도 없고
누군지도 잘 모른다.
관심이 깊어서 그럴수도 있겠고
사람마다 다르니 그럴수도 있겠지만
당시에 나는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
차라리 내가 존경하는 멘토나 스승이 조언해주시면 겸손하게 받아들이는데  알지도 못하는분이 칼럼의 글하나 단어하나까지 지적하니 그야말로 머리가 띵했다.
.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안티 라면 안티일까?
어떤날은 이름모를 알수없음의 사람이 나의 칼럼 제목을 가지고 카톡으로 따지는 분도 있었다.
.
페친 중 한 분은 정치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내가 올린 피드의 글을 보며
칼럼쓰는 사람이 그런글을 써도 되겠냐며
일베 하는거 아니냐며 나를 쪼아 댔다.
그러면서 칼럼니스트 면 중립을 지키란다...;;
주관적 글을 쓰는 오피니언에게 중립만을 강요하다니...
.
내 칼럼을 보면 알겠지만 난 정치성향의 칼럼은 없다.
정치성향의 글도 피드에 올리지 않는다.
정치문제로 머리아픈거 질색팔색이다.피드에 정치성향 다른이들과 싸우는 댓글 놀이를 할만큼 마음이 풍요롭지도 않고, 그럴 기력도 없다.
.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며 그 과정속에 현재의 내가 있음은 분명하지만
당시의 나는 속이 타들어갔다.
이따금 속이 상해 울기도 했다.
.
그러는동안 시간이 많이 흘렀다.
남의 책도 상당히 많이 읽고
남의 책으로 공부도 많이 했다.
그리고
뇌를 텅텅 비울만큼 무기한 쉬기도 했다.
.
글도 놓고 책도 놓고 머릿속에 아무것도 들어가면 안되는 시기가 왔다.
약을 먹으면 몽롱해지고 방금 전  기억도 안난다.
책은 당연히 1분도 못읽는다.집중이 전혀 안되기때문이다.
단어가 생각이 안나고 발음도 어버버해진다.
어느정도냐면 한달사이 지갑을 두개나 잃어버렸다.
내가 칠칠맞기는 해도 지갑과 핸드폰을 잃어버려본적이 없다.
.
판단력이 흐려진걸까?
얼마 안남게 모은 돈까지 조선족
피싱에 속아 통장을 탈탈 털렸다.
내가 보이스피싱에 당하다니..!!
나는 엄청 의심이 많고 누굴 쉽사리 믿지 않는 성격이다.
그저 나는 약때문에 늘 멍한 내가 판단력까지도 잃어가는 상황 끝에 모든것을 잃었다 느꼈다.
.
너무나 무서워 정신건강의학과 약을 끊었다.
바보가 되는 기분과 느낌은 정말 싫었기 때문이다.
.
.
내가 아픈 사이 세상은 변했다.
누구나 강의하는 강사시대가 온것처럼,
누구나 책을 내는 베스트셀러시대가 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두가 글쓰기 대작전을 펼치고 책쓰기 열풍에 너도나도 작가놀이를 하고 있었다.
쉬운 글,감성 글이 대세인 요즘
나는 갑자기 변한 세상에 이단아가 된것만 같았다.
.
한 문장을 쓰기위해 고뇌한 흔적보다 책표지만 신경쓴듯한 이쁜책들이
서점 베.셀 판매대에 주를 이루고 있다.
.
내 글을 누가 읽어줄까
나라는 사람에게 누가 관심을 줄까
내 책은 이 흔한책들중 하나일뿐이겠다 싶은 생각에
전처럼 글을 쓰고 싶은 열정이 사라졌다.
.
.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런 생각을 접고 다시 펜을 잡고 책을 잡고 글을 쓰게 만들어주신분이 계시기 때문이다.
나에게 그 어떤 조언도 강요도 없지만 그저 마음으로 깨우치게 만들고 수양하게 만드는 진정한 가르침에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셨다.
.
또한 지난 날 칼럼을 기고하며 받은 상처까지도 치유하게 되었다.
.
.


요즘 글,단어,문장,언어,어휘와 관련된 책을 보며 공부중이다.
내가 얼마나 모지란지 부족한지
충분히 깨달으며 나를 다진다.
.
구독자 없지만 나도 브런치 작가이며,
지금도 매일 일기쓰는 나를 사랑하는 에세이 작가이기도 하다.
언제든 다시 칼럼을 기고할수있는 역량을 갖춘 칼럼니스트이기도 하고
내가 내뱉은 말과 내가 써내려간 글을 내 삶에 일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냥 사람이기도 하다.
.
그래...난
여전히 글을 쓸것이며
여전히 책을 볼 것이며
여전히 공부를 멈추지 않을것이다.
.
.
by.글쓴이
#자기개발창조플랫폼반전
#대표송경화
#반전큐레이터
#강연가
#작가
#칼럼니스트
#동기부여가
#송경화
#송가희

작가의 이전글 성공한 사람들의 비밀 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