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진 말을 해 버렸다.
괜찮아라는 말 뒤로, 상황을 회피하며 지었던 웃음들 뒤로,
그냥하고 얼버무리며 애써 모른 척했던 순간들이 쌓여 결국 상처뿐인 말을 내뱉어 버렸다.
그 말이 마음의 전부이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그게 전혀 아니라고도 할 수 없으니
나도 날 알 수가 없다.
입 밖으로 나온 순간 알았다.
이건 상처다. 상대도 그리고 나도.
귀에 정확히 때려 박는 모든 말들이
평생 지워질 수 없는 상흔으로 남을 것이 분명했다.
말할 때를 놓쳐 결국 곪아버린 각자의 상처 위로
또 하나의 상처가 붙어버렸다.
메마른 분위기가 흐르고
알 수 없는 표정과 대답하지 않는 입술로
끝내 서로가 서로에게 멀어지기를 선택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터져 나와버린 그 말에
내내 붙잡혀 있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언젠가 다가올 그 순간이 코앞에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았기에
그 말을 마침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