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렵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과 금세 가까워지고 환한 미소를 띤 채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요.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헤어지고, 감정에 솔직한 그런 모습이요.
편견 없이 그대로의 것을 받아들이며 꺼림칙 없이 툭 하고 꺼내놓는 그 모든 것들이
나는 왜 이리 어려울까요.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고 나름의 경험이 쌓여가면
크고 작은 일에 요동하지 않고 담담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닌가 봅니다.
글 한 편 꺼내 두려면, 단어 하나도 고심 끝에 적고 그마저도 확신이 없어 수백 번 고쳐 쓰게 됩니다.
마주 보고 이야기를 하려 하면, 머릿속이 하얘져 결국 말도 안 되는 소리들만 공중에 던져두게 됩니다.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은 쪽을 선택해버리는 우둔함에 또 작아지고 맙니다.
어떻게 하면 감정과 생각을 정돈해서 또박또박 전달할 수 있을까요?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에 불안함 없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쓸데없는 고민과 시기 어린 질투로 버무려진 마음이 아닌 정직하게, 그대로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언제쯤 이 모든 것에 평온해질까요.
바람에 흔들리며 나뭇잎이 서로 부딪혀 내는 소리를 가만히 지켜보다
나뭇잎만큼 사정없이 흔들리는 제가 부끄러워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