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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때기01. 공부 왜 하는 걸까요?

어떻게 대답하실건가요?

by 정명근

공부는 왜 하는건가요?


수 많은 사람들이 해봤을 질문이고, 현재 이 순간에도 특히나 교실에 있는 학생들의 대다수가 떠올렸을 질문입니다. 자녀를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자녀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아보신 분도 있을 것 같네요. 정말로 공부 왜 하는 걸까요? 좋은 대학 가려고? 좋은 직장을 가지려고? 돈 많이 벌려고? 그래서 공부하는 걸까요?


사실 이 질문에 대해서 어떠한 설명을 해준다 해도 학생들이 그걸 진심으로 받아들일 거라는 기대는 크게 하지 못할 것 같네요. 결국 깨닫고 받아들이는건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는 질문이기도 하니까요.


교실에서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전 이렇게 답을 합니다. '공부란 배우고 익히는 것인데, 언제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기 위해서 배우는 거다.’ 게임에서 등급이든, 아이템이든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열심히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레벨업을 하는 것 처럼.. 좋아하는 스타의 팬카페에서 회원 등급을 높이기 위해서 열심히 활동을 하는 것 처럼.. 무엇이 됐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가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다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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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여기에 하나를 덧붙여서 설명합니다. 사실 요즘엔 이것이 더 핵심이기도 한데요. 바로 지금 우리가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해서 더 좋게 만들어 가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다 라고요. 좀 더 쉽게 말하면 '지금 바로 써먹기 위해서 배운다'라는 거죠. 생각해보면, 공부의 결과를 가지고 항상 나중에 얻는 결실만을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조사를 해봤을 때도 공부를 통해 나중에 뭘 어떻게 한다는 것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느꼈었습니다. 사실 공부하며 배우고 익힌 것은 바로 실시간으로 우리 생활 속에서 활용이 되고 있는데 말이죠.


글자를 익혀서 말을 하고 책을 읽고.. 수학을 배우면서 계산하는 방법 등을 활용해 물건을 사고 팔고.. 의견과 근거에 대해 배운 후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자기 생각을 설득력 있게 전달 하는 법을 알게되는 것처럼 말이죠. 물론 어떤 부분들은 상식적인 측면에서 혹은 나중에 지식의 확장 또는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을 익히기 위해서 배우게 되는 면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또한 학년이 올라가면서 자신의 진로나 꿈의 방향을 정한 학생들의 경우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교과에 대한 공부도 존재하는 것 역시 사실이겠죠. 이런 면은 교육체계 자체의 조정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부분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제대로 생각하거나 살펴보지 않아서일 뿐 실제 지금 배우는 많은 부분들이 바로 생활속에서 다채롭게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어린 시절엔 더욱 더 그런 것에 대한 안내와 교육이 필요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의 필요성과 효과를 제대로 인식한다면, 학년이 올라가더라도 공부의 필요성에 대해서 좀 더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최근에 아이들이 배운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 우리 주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수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2016년엔 4학년 아이들과 다양한 교과 수업을 재구성하여 우리 동네의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하고, 개선방안을 찾아보는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사회 과목에서 도시의 문제 학습과 국어의 의견이 담긴 글 쓰기 등을 재구성하여 우리 동네의 쓰레기 문제를 조사하여 자신의 의견을 담은 민원을 적어보기도 하고, 수학 시간에 배우는 그래프를 활용해 지역 주민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설문을 한 후 그래프로 표현해보기도 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것이죠. 당장에 우리 동네에 쓰레기 문제가 바로 해결이 되진 않았지만, 아이들의 민원 요구에 대해 구청에서 자세한 응답 편지를 보내줬고, 아이들의 캠페인 활동에 지역 주민들이 호응해주는 모습들을 통해서 4학년 어린 아이들이 우리가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것들을 가지고 우리 생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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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점은, 공부라는 것이 결국 바로 지금의 삶과 연결이 된다는 것이지요. 교과서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실속에서 활용되어질 수 있기에 공부란 필요한 것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공부 왜 하는 건가요?’란 질문으로 돌아와보죠. 이 질문이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는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바로 공부를 책으로만 했기 때문이겠죠.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활용이 되어지고 실제로 써먹고 있는지를 느낀다면 공부에 대한 그런 의문은 많이 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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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7년 현재 교육의 흐름은 바로 이러한 방향으로 변화되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문제풀이를 하기 위한 힘을 키우는 것이 아닌 진정한 문제해결력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그리고 그 안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창의적 사고, 의사소통, 협업,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공부한 것들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생활 속에서 인지하도록 주변에서 알려줘야 하고, 교사라면 공부한 것을 활용하여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수업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이 됩니다.


아이들이 공부에서 목적성을 가지고, 세상을 바꿔가기 위한 힘을 길러간다면.. 우리 사회 역시 변화하게 되겠죠. 그 변화의 바람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게 될테고요.


공부란 왜 하는 걸까요? 지금까지는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넌지시 던져보는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이제 자신의 이유를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한 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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