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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단장 Sep 11. 2020

나의 생사결정권?

아름답게 죽음을 맞이하는 법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아직 나에게는 먼 이야기 같은 죽음.

막연하기만 한 죽음을 이 책을 통해 적나라하게

마주하며 나도 죽음을 준비해 본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미리 하나하나 준비해 두면

아름답게 생을 마감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에서 평온하게 눈을 감는 것을 최선으로 여기지만, 그런 행운은 극소수에서만 주어진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숙환으로, 지병으로, 암이나 심혈관계 질병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병원에 생사결정권을 넘겨주고 생을 마무리한다. 삶을 정리할 시간도 없이 반복해서 병원 신세만 지다가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족들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고 몸에 수십 개의 관을 삽입한 채 24시간 울리는 기계음을 들으며 죽어가고 싶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8page


생각해보니 그렇네.

결국 마지막에는 나의 선택이 아닌 의사나 가족의 선택에 나의 생사결정권이 주어진다. 내가 자가호흡을 할 수 없게 되어 기도삽관을 통해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할 때도 목이나 앞가슴 중심정맥삽관, 요골동맥이나 사타구니 동맥삽관을 해야 할 때도 나는 선택할 수 없게 된다. 평소 주사를 몹시도 싫어하는 내가 그 아픔들을 다 견뎌낼 수 있을지, 말도 못 하고 아픔은 고스란히 느껴진다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


방법은 없을까?

30년을 의사로 살면서 준비 없이 맞이하는 죽음이 얼마나 큰 비극을 초래하는지 수없이 지켜봐 오다 이 책을 집필했다는 저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준비해 두라 한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https://www.lst.go.kr/main/main.do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임종 전 마지막 2~3개월을 가족들과 생을 마무리하는 시간으로 보내기보다 중환자실에서 보내는 관행이 그 가족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185page


책에서는 저자가 경험한 다양한 죽음의 케이스를 보여주며 지금 당장 내가 건강하고 여유로울 때 죽음을 배우고 철저히 준비해 두라 말한다. 그저 두루뭉술한 형상으로만 머릿속에 그려져 있던 죽음을, 그 마지막 순간을 적나라하게 나에게 보여주었고 깊이 생각해보게 해 주었다.


자궁암에 걸린 91세 노마 할머니가 치료를 거부하고 아들 며느리와 함께 미국 일주 여행을 떠나 일 년 동안 추억 만들기를(책으로도 출간됨 :드라이빙 미스 노마) 하고 편안하게 숨을 거두었다는 이야기는 참 감동적이었다.



            인생은 붙잡고 있는 것과 

            놓아주는 것의 균형 잡기 

                                       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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