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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suddenly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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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단장 May 30. 2022

의외로 아무렇지 않았다.

나는 암인데...

샤워를 하고 소파에 앉아 쉬다

TV에서 유방암에 대해 의사들이 이야기한다.

자가진단을 따라 하다

왼쪽 가슴에 메추리알만 한 혹을 발견했다.

지금 생리 중이라 그런가?

하는 근거 없는 생각을 하고

생리 끝나도 있으면 병원 가야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


일주일이 지나도 그대로...

혹시나 싶어 6월 29일 화요일 남편과

동네 유방외과를 갔다.

초음파로 샘과 함께 보니 만져진 부위의

혹이 꽤 크고

그 혹 외에 왼쪽 3개가 더 있고

오른쪽도 하나가 더 있었다.

일단 크기가 크니 조직검사를 하자해서

평소 주사라면 질색하지만

마취주사 맞고 조직을 떼어냈다.

일주일 뒤 결과 나온다 하여 평소처럼 일하고

우리 둘 다 잠시 잊고 있었다.


7월 3일 토요일.

남편은 친구랑 약속이 있어 나가고

조금 있다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는

"결과가 안 좋아요. 암입니다." 그러곤

서류 챙겨줄 테니 빨리 대학병원으로 가라 한다.

참 살면서 어이가 없는 일을 많이 겪었지만

이번 일은 그저 아무 말이 나오지 않는다.


저녁에 집에 들어온 남편에게

"나 암 이래. 큰 병원 가서 정밀검사해봐야 해.'라고 하니

남편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나는 의외로 아무렇지 않았다. 

"괜찮겠지~ 괜찮을 거야." 하며 남편을 위로하곤

검색창에 유방암을 검색했다.


그렇게 험난하고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나의 암 투병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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