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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단장 May 16. 2020

2% 부족한 멀티플레이어

뇌과학자 에른스트 푀펠은 멀티태스킹이 생각도 변형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멀티태스킹은 실제로 정신분열적, 단편적 사고방식을 조장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의식은 각각의 내용을 더 이상 의미 있게 재현하지 못하고 심지어 아예 처리할 수조차 없습니다. 우리는 기초가 단단하거나 심화된 지식을 쌓을 수 없습니다. 장시간 멀티태스킹을 하다 보면 주의력이 약해지고,

말 그대로 엉뚱하게 에너지만 소모하고, 집중력도 떨어집니다.”

p205


 엄마, 아내, 친정, 시댁, 쇼핑몰,

책방, 강사, 친구, 주변인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머릿속이 온통 뒤죽박죽 복잡하여 쉬 떠오르지 않는다. 이것이 장시간 멀티태스킹을 한 부작용 같은 것일까.


책에서는 말한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다, 그럴 이유도 없다.”

나에게 주어진 여러 가지 위치에서 잘해보려 하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결국 나를 위한 것이었는지.

남들에게 받는 칭찬이나 시선이 나를 정말 행복하게 하는지 오히려 부담스러운 짐이 되지는 않았는지.

조금 놓고 뒤로 물러서서 바라보고 좀 덜하고 나를 좀 아껴줘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드는 요즘 예전 같았으면 맛있는 먹거리를 찾거나 혼자 심야영화라도 보러 갔을 텐데,

도움되는 책을 찾아 읽다니

나에게 듬뿍 칭찬을 해본다.


마하트마 간디는 누군가의 마음에 들고자, 혹은 더 심한 경우에는 문제를 회피하고자

마음에도 없는 “예”를 하는 것보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난 “아니요”를 말하는 편이

훨씬 훌륭하고, 위대하다고 강조했다.

p127


그동안 나는 이 세 글자 “아니요”를 못해서

참 많이도 나를 괴롭혀 왔구나

생각해보니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닌데...

아니다 이 세 글자를 입 밖으로 내뱉으려면

머릿속에는 그 사람과의 관계 나를 보는 시선 등

수 백가지 생각이 스쳐간다.

그래서 사람은 배워야 하지 않는가!


첫째, 자동적으로 “예”라고 말하는 습관을 “한번 생각해볼게”라고 말하는 습관으로 바꾼다.

둘째, ‘아니요’를 다른 여러 표현으로 변형해볼 수 있다. “하지 않는 쪽을 선호합니다”

셋째, 관계가 위험에 처할까 봐 거절하기가

두려울 때

단지 두 가지 가능성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면

위로가 된다.

첫 번째는 원하는 것을 그냥 밀고 나가는 것이고,

두 번째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택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세 번째 방법이 있다. ‘오레오 쿠키 전략’이다. ‘예-아니요-예’라는 구조.

이런 방법들을 이용할 때 감정은 철저히 숨기고

말투와 목소리도 중요하다.

가장 맘에 들었던 방법은 ‘오레오 쿠키 전략’인데

당장 써 볼 생각이다.


“와~ 오늘은 셋이서 인터넷 강의도 잘하고 집도 덜 어지럽혀져 있구나! 정말 칭찬해!(예)

근데 얘들아~

엄마가 오늘 저녁엔 독서일기 Club모임이 있어서 저녁을 못 차려주니

서로 도와서 밥해 먹고

밀린 빨래와 설거지도 하렴.(아니요)

대신 주말엔 너희들이 좋아하는

피자와 치킨을 사줄게.(예)”


한 번뿐인 인생 아등바등 살면 뭐하나 싶다가도

그래도 나는 더 많이 배우고 싶고

더 많이 잘하고 싶고 더 많은 것을 보고 싶다.

멀티태스킹의 부작용쯤이야 책 읽기로 치유하고

2% 부족한 멀티플레이어로

오래오래 필드에서 뛰고 싶다.


#자기화해 #독서일기 #책 #리뷰 #서평 #일기 #멀티플레이어 #워킹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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