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

그녀는 말벗이 필요해!

by 아로

오키나와 출장 귀국길에

하늘색 돌고래 인형을 하나 사 왔다.
내가 말을 하면 그대로 따라 하는 앵무새 같은 인형이다.

“안녕 사랑해”

“안녕 사랑해”


“헐!”

“헐!”


“핏땀눙물~내 마지막 수~믈~”

“핏땀눙믈~내 마지막 ~믈~”

가 오버해서 부르는 노래까지 똑같이 따라 하는

찍한 인형 덕분에 할머니와 한참을 깔깔거렸다.


"아효 시끄러워... 이제 꺼놓자!"

난 돌고래 엉덩이의 오프 스위치를 누르며

이렇게 음성 녹음 칩이 내장된 인형들은

혼잣말이 많은 유아기 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곧 만나는

외가 친척 모임의 어린 조카이 떠올랐다.

다음 날 아침,

갑자기 우리 집에 님이 왔나 보다.

할머니랑 어떤 아주머니가 대화하는 소리에

자다 깨 핸드폰을 켰더니

"오 마이 갓... "

오전 여섯 시 반이다.

'뭐야.. 이 시간에. 텔레비전 트셨나?'

속옷 바람에 목 만 쭉 빼어 리번거리는데

할머니가 주방에서 밥을 안쳐놓고 식탁 앉아

돌고래 인형 두런두런 다.

“ 허허허 ”

“ 허허허 "


" 이름이 뭐요?"

" 이름이 뭐요?"


" 어디서 오셨소?"

" 어기서 오셨소?"


“ 김치국물에 밥 한 숟 갈 하시겠소? ”
“ 김치국물에 밥 한 숟 갈 하시겠소? ”


“ 아침 약 먹으려면 먹기 싫어도 한 숟갈 뜨시오”
“ 아침 약 먹으려면 먹기 싫어도 한 숟갈 뜨시오”


" 아이고오~삭신이야."

" 아이고오~삭신이야."


금 열무가 제철이라 담가야 허는데 ”
지금 열무가 제철이라 담가야 허는데 ”


" 내 다리가 성하믄 진즉에 했지.."

" 내 다리가 성하믄 진즉에 했지.."


"껄껄껄.."

"껄껄껄.."


그렇게 우리 집 돌고래 인형은

할머니와 같은 연배가 되었다.


아담한 체구, 오키나와 출신, 하늘색 옷, 올백 머리, 도널드 덕의 음색과 주책맞은 리액션을 가진

돌고래 할머니는

어린 조카에게 갈 장난감 위가 아니었다.


오늘부터 1일,

넌 할머니의 동무다.



「말동무가 생긴 할머니는 아키에게 이제 너랑 놀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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