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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May 05. 2020

직딩 삽질의 추억, 구글의 삽질은 뭔가 다르네?

[1일 1필살기] 심플한 것이 좋은 것이다!!!

[3줄 요약]
ㅇ 구글이 처음에 이렇게 인사평가 삽질 했을 줄은 몰랐다. 그런데, 엄청 삽질했더라.
ㅇ 그 삽질 프로세스 중, Top 2는 ① 41개 등급 평가 ② 등급보정위원회이다.
ㅇ 그래서, 삽질을 하더라도 지하 10층 말고 지하 1층부터 했으면 좋겠다.

* 글 내용에 구글의 다양한 시도를 '삽질'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점 양해 부탁드려요. 구글의 그런 시도가 나쁘다는 의미가 절대 아닙니다. 여러 시도를 통해 자기 회사에 맞는 인사평가 제도를 만들었다는 얘기를 이렇게 표현했을 뿐입니다. 인사평가 제도에 좋고 나쁨은 없어요. 회사마다의 철학과 특성에 따라 다를 뿐입니다.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어요.



1. why - 인사평가 삽질의 추억...


어라?
구글도 이런 삽질을 했었다고?

나 정말 놀랐어요.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란 책의 인사평가 파트를 읽으면서 말이예요. 난 믿었어요. 구글만큼은 인사평가 제도를 운영하면서 'Big' 삽질은 안 했으리라고... 그러나, 책 속의 현실은...


나는 좀 특이한 업무경력을 갖고 있어요. 대기업 인사팀에 13년 일하면서 인사평가 업무만 7년을 담당했어요. 아마도 어느 회사에서도 이런 케이스는 없을 꺼예요. 대부분 인사평가 업무를 2~3년 하면 다른 업무를 돌아가면서 맡고 하니까요.


그런데, 내 인사평가 7년 중 3년은 이상한 (?) 평가제도와의 삽질 싸움이었습니다. 원래 제도가 이상하면, 운영 측면에서 보완해야 하잖아요. 그게 바로 삽질인거죠. 그 이상한 인사평가 제도가 무엇이었냐고요? 그것은1.0~5.0점까지 0.1점 단위로 평가하는 제도였어요. 무려 41개 등급이 존재하는 제도였던거죠. 헉.. 헉.. 헉..


그런데, 내가 경험했던 이상한 제도와 삽질 노력과 비슷한 모습을 구글 책에서 만난거예요. 세계 최고의 기업 구글이 설마...


여하튼, 내가 이 글에서 얘기하려고 하는 내용은 딱 한가지예요.

스타트업 등 회사를 만들었다면
인사평가제도는 심플하고 무난하게 만들자.
그래야, 나중에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감자댄서의 인사평가 가이드]
ㅇ 인사평가는 4개 등급으로 시행한다.
ㅇ 최고/최하등급은 10%로 제한을 두고 나머지 등급은 절대평가한다.
ㅇ 승진제도와의 연결고리를 없앤다. (3년 누적점수순으로 승진하기 이런 거 X)
ㅇ 2개 회의체를 운영하라. 하나는 평가공정회의체, 다른 하나는 역량개발회의체...




2. what - 구글의 특이한 제도 2가지


구글은 정확하고 공정한 인사평가제도를 원했다!


   1) 0.1점  단위 인사평가


구글이 초기에는 1.0~5.0점의 0.1점 단위 인사평가를 시행했었다고 합니다. 여러분 주위에서 0.1점 단위로 41개 등급을 운영하는 회사 보신 적  있나요? 흔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왜 구글은 이렇게 흔하지 않은 41개 등급으로 인사평가를 했을까요?


그 답은 심플해요. 정확하게 평가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5개 등급 인사평가에서 가운데 등급이 60%라고 가정하면, 전체 100명 중에 60명은 성과 차이가 없는 셈이 됩니다. 구글은 그런 두리뭉실이 싫었던 모양입니다.


[구글의 인사평가 등급]
- 3.0 미만 : 기대에 미치지 못함
- 3.0~3.4 : 기대 충족
- 3.5~3.9 : 기대를 초과 달성
- 4.0~4.4 : 기대를 매우 초과 달성
- 4.5~4.9 : 놀라운 성과
- 5.0 : 놀라움  


   2 ) 등급보정위


그런데, 이렇게 41개 평가등급을 운영하면 어떤 이슈가 발생할까요?


공정성 이슈라고할까요? 성과가 동일한 직원 A,B가 있는데,  A는 3.7점, B는 3.5점을 받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이런 부작용도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운영한 프로세스가 '등급보정위원회'입니다.

  

등급보정위원회가 하는 일은 심플합니다. 최종 평가 확정 전에 직원간의 성과를 비교하여 평가 등급을 동일하게 맞추는 일입니다.


구글, 정말로 대단하지 않나요? 정확한 평가를 위해 이렇게 대단한 제도를 운영하다니 말이지요.



3. 문제제기 - 제도 취지는 좋은데..


   1) 이상적인 제도의 현실적인 문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초기 구글의 이런 인사평가제도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맞아요. 정말 이상적인 제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공정하고 정확한 제도를 운영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 인력이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그 책에 따르면, 구글은 이 제도를 운영하기 위해 1년에 24주라는 시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1년은 52주인데 말이죠. 그리고 관리자인 평가자들은 3개월에 한번씩 수천시간을 허비했고요.


   2) 이상주의를 조금 양보하다!


이렇게 초기 구글는 정확하지만 자원 투입이 많은 인사평가 제도는 운영했지만, 2013년부터 제도 변경을 시험합니다. 어떻게 바꿨냐고요?

 

심플해요. 평가 등급을 아래 처럼 5개 등급으로 대폭 축소했습니다. 보통 회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등급 개수로 말이지요.

- 탁월함 Superb
- 기대를 크게 초과함 Strongly exceeds expectations
- 기대를 초과함 exceeds expectations
- 기대를 꾸준히 충족시킴 Consistently meets expectaionts
- 개선이 필요함 Needs improvement
"(평가등급을 시행하고 난 후,) 우리는 소수점 한 자리 차이의 등급을 놓고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지 않아도 됐고, 부서나 팀의 관리자들은 부하직원에게 '이번 분기에 0.1 등급 올라갔습니다.~~'라는 식의 의례적인 인사치레 뒤로 숨지 않고 오히려 직원들과 한층 더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p.251)




4.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아무리 제도가 훌륭해도,
그것을 운영하는데 너무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삽질' 아닐까?


만약 내가 스타트업을 창업한다면, 인사평가 제도를 어떻게 세팅해야 할까요? 초기 구글의 사례를 비추어 보면, 무조건 심플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심플하면, 상황 변화에 맞게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거든요. 처음에 정교하게 운영하려고 보면, 업그레이드도 안되고 불필요한 '삽질'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심플한 인사평가 제도는 어떤 것인가요?

- 회사 창업과 동시에 인사평가 제도를 운영한다.
- 인사평가는 4개 등급으로 세팅한다.
- 최고등급과 최저등급은 10% 비율 제한을 설정한다.
- 최저등급은 '(가칭)평가공정위원회'를 통해 재심하여 사유가 있는 경우, 등급 상향한다.
- 평가 면담하는 문화를 만든다.

이 방식은 심플한가요? 복잡한가요?




5. 에필로그


나는 이 책의 인사평가 파트를 읽으면서 내가 했던 인사평가 십질을 떠올렸다고 얘기드렸죠? 나는 생각해요. 완벽한 제도없지만, 불필요한 삽질과 갈등을 일으키는 제도는 피해야 한다고 말이죠. 혹시, 인사평가를 제대로 해보고 싶은 대표님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꼭 참고해 주세요.


그리고, 이 책에는 더 중요한 얘기들이 많지만, 다음 기회에 얘기해 볼께요. 이 것 한가지만 꼭 기억해 주세요.


심플한게 좋은 것이다!


[참고] 직딩 삽질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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