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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Aug 23. 2020

영화 <카페 벨에포크>, 과거는 모래성같은 것...

과거는 현재와 연결이 끊어진 점, 40대 직딩 아재의 너무 늦은 깨달음

[감댄의 3줄 요약]
ㅇ 영화 <카페 벨에포크>에서는 내가 원하는 시절을 재현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루에 3천만원만 내면...) 주인공 할아버지는 1974년으로 돌아가 살다가, 현실에서 제대로 살기로 결심한다.
ㅇ 왜냐고? 하루에 3천만원을 계속 지불할수는 없잖아.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봐야 별 거 없어. 그 때 그 시절 상황과 사건은 모두 과거일 뿐이야. 현재는 그때와 다르니까...
ㅇ 그렇기 때문에, 그냥 오늘 지금 무엇을 할지 생각해.



1. 프롤로그 - 과거는 과거일 뿐.. 나도 머릿속으로는 안다!


마음은 거기에 있고, 머리는 현재에 있고...


영화 <카페 벨에포크>를 봤어요. 재밌어요. 컨셉이 좋거든요. 내가 돌아가고 싶은 그 때의 장소와 사람들, 그리고 그들간의 대화를 똑같이 재현해준다는 사업 컨셉 말이예요. 그리고, 결론은 다른 타임 슬립 영화와 비슷하죠.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는... 그런데, 이 뻔한 메시지를 정말 안 뻔하게 보여줬어요.


영화 포스터 마케팅 문구가 기가 막혀요..

당신에겐 있었나요?
돌아가고 싶은 딱 하루...


누구에게나 돌아가고 싶은 딱 하루가 있겠죠? 나도 그래요.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그런 내 생각을 바꿨어요. 이제 나는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왜냐하면, 그 때로 돌아간다고 내 현재가 바뀔 것이 없으니까요. 과거는 바닷가 모래성 같은 것이예요. 파도에 쉽게 스르르르 무너지는 모래성 말이죠. 인간관계도... 그때 해놓은 성과도...



2. 과거는 '점'일까, '선'일까?


그런데, 과거와 현재는 '점'으로 따로따로 존재할까요?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관계)

아니면, '선'으로 연결되어 있을까요? (인과관계)


왜 이런 뚱딴지 같은 질문을 하냐고요?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생각해왔어요.


과거와 현재는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생각이 당연하잖아요. 현재의 어떤 사건이나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일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니까요.


그런데, 정말 과거를 알면 현재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일까요?


특히, 남녀간의 인간관계가 그렇잖아요. 예를 들면, 그 사람과 6개월 전에는 아주 친한 관계였어요. 그런데, 어떤 트러블이 생긴 이후로 형식적인 관계처럼 되어 버렸어요. 그런데, 어떤 날은 그 사람이 다시 아주 친한 척 해요. 그러다가, 며칠 뒤에는 보통 사람 취급하고요. 이런 롤러코스터 같은 상황이 너무 황당하죠.


이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6개월 전의 친한 관계가 마음에 남아 있기 때문에 나한테 친한 척 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러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6개월 전의 관계와 지금은 전혀 연결이 없을 수도 있어요. 오늘 기분이 좋으면 밝게 대해주고, 오늘 기분이 안 좋으면 싸늘하게 대해주고...


맞아요. 과거는 과거일 뿐이예요. 과거에 좋았던 관계 때문에 현재도 그런 마음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바보인 거죠.




3. 왜 과거는 현재와 끊어진 '점'이 되는 것일까요?


나는 이런 현실을 40살이 넘어서야 깨달았어요. 과거의 일은 그냥 '점'일 뿐, 현재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죠. 특히, 예전에는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색 줄로 연결된 인관관계가 시간이 지나면 뚝 끊어져버려요. 갑자기 내가 바보 같네요. 과거는 원인이고, 현재는 그 결과라는 고정 관념에 갖혀서 지금까지 살았으니 말이죠.


그런데, 왜 과거는 현재와 연결되지 못한 '점'으로 변해 버리는 것일까요?


음... 답은 심플해요.


상황이 변했으니까...


과거는 과거 상태에 그냥 고정되어 있지만, 과거와 현재 사이에 벌어진 많은 일들은 현재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당연하고도 뻔한 얘기인데, 나는 이것을 인관관계에서 모르는 채 살아왔어요. 과거에 집착하는 마음이 이런 상식을 외면하게 만들었겠지요. 난 바보처럼 살았네요. ㅠㅠㅠ





4. 그렇다면, 현재와 연결된 과거는 어느 정도 기간일까?


과거가 현재와 밀접하게 연결되지 않은 '점'이라 하더라도, 그래도 최근의 과거는 현재와 '선'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요?


2개월...


길어야 2개월... 그 이전의 과거는 모두 현재와 끊어진 '점'일 뿐이예요. 2개월만 해도 정말 많은 변화가 생기는 시간이니까요. 2개월 전 일은 그냥 단순 참고자료일 뿐입니다.


그래서, 타로점을 볼 때도 3개월 이내에는 동일한 질문을 하지 말라고 해요. 단, 상황에 변화가 있을 때만 동일한 질문을 해도 된다고 하고요.




5. 에필로그


그래, 언제나 오늘만 생각하자!


참으로 뻔하고 식상한 말이예요. 그래도 자꾸 과거에 손을 내미는 나 자신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어요.


후회가 많은 과거는 잊어주었으면,

불안한 미래는 미리 예상하지 말았으면...


그냥 오늘 재밌고 해야할 일들을 하자고...  


그리고,

과거에 좋았던 관계의 사람들에게 뭔가 기대하지 말자고..

그냥 예의만 남은 관계인데, 그 예의를 진심으로 착각하지 말자고...


* 영화 주인공 할아버지는 예의를 진심으로 착각했다가, 큰 좌절을 맛본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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