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북극성을 찾아가는 가장 빠르고 쉬운 길을 찾아서...
(사주명리학은) 자신의 운명을 텍스트로 삼고,
우주적 이치를 네비게이션으로 삼는 것
- 고미숙,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설, 추석같은 명절에 고향을 오고갈 때 수시로 들여다보는 앱이 있습니다. 바로 내비게이션앱입니다. 내비게이션(이하 내비)은 현재 교통상황이 어떠한지 어디로 가면 덜 막히고 갈 수 있는지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내비게이션을 따라 운전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인생에도 내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목표에 이르는 가장 빠른 길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면 참 행복할텐데..
지난주에 '인퓨처컨설팅 중요한학교'에서 진행한 '사주명리학으로 나의 강점 깨닫기'란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 강의를 듣고, 사주명리학에 대해 요즘 내가 책을 보고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누군가 나에게 사주명리학이 어떤 효용이 있냐 물었을 때 명쾌히 대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가 실제로 내 삶에서 어떻게 활용가능한지 적용해 보고 싶었습니다.
오늘도 새벽에 눈이 떠졌습니다. 창밖은 아직 깜깜합니다. 어두컴컴한 창밖을 내다보니 지금 내 삶도 저렇게 어두컴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에는 휴직을 내고 1년을 쉬고 있지만, 1년 동안에 무엇을 해야할지, 1년 뒤 복직해서는 내 인생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막막하니까요.
그 때 저 멀리 밝게 빛나는 별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저 별이 북극성일까요? 내 짧은 별자리 지식으로는 북극성 밖에 모르다보니 밝게 빛나는 별은 모두 북극성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예전에는 저 북극성을 보고 어두은 밤에도 방향을 정하고 목표지를 향해 항해했다고 합니다. 내 삶도 저 북극성을 따라가면 되는 것일까요?
그렇지만, 나는 북극성까지 가는 길을 모릅니다. 어떻게 길안내를 받을 수있을까요?
나는 선택했습니다. 사주명리학을 내 인생의 내비로 사용하겠다고 말이죠. 흔히 사주명리학을 '점' 또는 '운세'라고 간단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주명리학을 좀 더 고상하게 설명하면 이러합니다.
ㅇ (사주명리학의 목표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있는 자유(를 얻는 것)
- 고미숙, 내 인생 사용설명서
ㅇ 명리학은 하늘의 이치를 인간의 운명의 이치로 해석한 분야에 해당한다.
- 강헌, 명리
ㅇ 사주명리학은 현재 원인을 분석해서 미래 행동을 결정하는방법론
- 김원소, 중요한학교 강의 내용 중
즉, 사주명리학은 '나'와 '나를 둘러싼 환경'를 분석하는 Tool인 셈입니다. 그러다보니, 사주명리학과 길안내 내비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1) 내비 : 목적지까지 가는 길의 상황을 붉은색(정체), 노란색(지체), 초록색(원활)으로. 보여준다.
- 사주명리학 : 어떤 특정한 시점의 운이 좋고 나쁘다고 얘기해준다.
2) 내비 : 실시간 교통상황을 반영한다.
- 사주명리학 : 과거가 아닌 현재 또는 미래 어느 시점의 상황을 말해준다.
3) 내비 : 도착예정시간을 알려줘서 정체시에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해준다.
- 사주명리학 : 운이 안 좋은 경우를 미리 알려줘서 준비하도록 한다.
사주명리학이란 내비가 내 삶에 대해 이 정도 설명해준다면 사용하고 싶어지지 않나요?
[사례] 사주명리학을 통한 인생 길안내 경험기
작년에 회사일이 너무나도 답답해서 점을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12월에 '승진운'이 들어온다고 말해주더군요. 회사에서 승진이란 두가지입니다. 직급(과장, 차장 등)이 올라가거나 직책(팀장, 그룹장 등)을 받거나 하는 일이죠. 그런데, 난 지금 마음이 힘든데, '승진운'이 있다는 얘기가 뭐 그리 기분이 좋아겠습니까? 회사의 승진이란 게 결국은 '회사를 위해서 너를 더더더 받쳐라.'라는 의미인데 말이죠.
여하튼 난 궁금했습니다. '승진운'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말이죠. 상반기가 마무리되는 6월말이었습니다. 갑자기 팀장이 나를 표창 후보로 올리겠다고 하더군요. 그것이 연말에 승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이죠. 난 정중하게 싫다고 했죠. 난 회사에서 승진하는 게 내 삶이 목표와 일치하는지 자신이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내 윗분들은 내 승진을 위해 어떻게든 밀어주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연말이 되어서 승진심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승진심사는 두가지 코스가 있습니다. 하나는 그 동안 쌓은 인사평가 점수가 높은 사람을 승진시키는 것(1차)과 거기서 떨어졌으나 승진이 필요한 사람을 발탁개념으로 승진시키는 코스(2차) 말이죠. 내 윗사람들은 내 승진을 밀어주기 위해 1차에서 점수에 밀린 나를 2차로. 추천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재밌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나를 2차 승진후보자로 추천하려고 하니, 다른 부서 직책자들이 모두 흔쾌히 동의를 해주더랍니다. 알다시피 승진이란 것이 제로섬 게임같은 경쟁이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기 때문에 이렇게 다수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러나, 난 승진에서 떨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하죠. 최근 몇년간 쌓아온 내 성과와 인사평가 점수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점을 보았을 때 '승진운'이 들어온다고 한 것은 무슨 의미였을까요?
아마도 '주위에서 내 승진을 도와주려고 한다.' 또는 '내 승진에. 반대하는 사람이 적다.' 이런 의미 아니었을까요? 승진운이 있다고 반드시 승진하는 것은 아니고, 승진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사주명리학에서 '승진운'을 어떻게 예측했을까요? 난 2015년 12월의 천간지지와 내 사주를 비교했습니다. 12월의 천간지지에 사주명리학에서 '정관'이라고 부르는 '관성 십신'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것 때문에 '승진운'이 있다고 예측한 것 같습니다.
즉, 사주명리학의 '운'이란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사주명리학은 미래 어느 시점의 내 운세 상황을 '초록색, 노랑색, 붉은색'으로 예측할 수 있지만, 결과를 100% 맞추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나를 도와주는 운이 있다/없다, 강하다/약하다를 알 수 있습니다.
둘째, '운'이라고 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타인(사회)'이 원하는 것'인 경우도 많습니다. 내가 경험한 '승진운'의 사례에서 처럼, 나는 승진을 원하지 않아도 '승진운'이 들어오고 내 능력이 받쳐주면 승진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 그 승진운은 나에게 약이 될까요, 독이 될까요?
여러분은 내 삶의 내비게이션으로 사주명리학을 활용하는 것이 괜찮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그런데, 사주명리학이 내비 프로그램과 다른 점 한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 바로 사용의 편리성입니다. 길안내 내비 프로그램은 별다른 교육, 연습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주명리학은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공부를 하거나, 아니면 전문가에게 해석을 요청해야 합니다. 이런 점이 사주명리학을 내 삶에 활용하는데 큰 장애요인입니다.
만약, 사주명리학을 내 삶의 내비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이 3가지는 반드시 기억해 주세요.
첫째, 목적지가 분명해야 길안내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 '내 운이 어떨까?'라는 막연한 목적을 갖고서 사주명리학 풀이를 받아도 큰 도움이 안됩니다. 나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야하는데,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의 교통상황을 아는 것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러면, 어떻게야 할까요? 우선 자기 스스로 고민을 하세요. 내 고민이 무엇이고 내가 선택할 수 길이 무엇인지 말이지요. 사주명리학에게는 '교통상황이 어떤가요?'가 아니라, '영동고속도로와 우회도록인 42번국도 중에 어디로 가는 것이 더 빠른가요?'라고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도움이 됩니다.
둘째, 목적지로 가는 길이 막혀 있어도 나는 그 길을 가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설 또는 추석 때는 길이 막혀도 가야합니다. 다른 길이 없는 경우도 많고, 다른 길이 있어도 모두 막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생도 그러합니다.
나는 저기를 가야합니다. 그런데 붉은색입니다. 고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야합니다. 왜냐하면, 포기하지 않고 그 고난을 이겨내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시간은 오래 걸리고 나는 지치지만 말이죠.
세째, 이왕 갈 것이라면 덜 막히는 시간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길이 막혀도 가야한다면, 내비게이션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요? 맞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타이밍은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명절 때 교통정체를 피하기 위해 새벽 1~2시에 출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교통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나를 준비시켜 졸음을 참고 그 시간에 움직이는 것이죠.
사주명리학도 비슷합니다. 내 삶의 목적지가 정해졌다면, 이제 내가 선택할 것은 '언제' 출발하느냐입니다. 이왕이면 운이 좋을 때 길을 출발하는 것이 좋겠죠? 그 운의 타이밍을 사주명리학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창밖은 깜깜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해가 떠서 밝아졌습니다. 내 마음을 억누르고 있떤 막막함도 태양의 빛에 밀려 조금씩 사라져갑니다. 미래가 불안한 이유는 고난이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 아니라, 무엇이 거기에 있는지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고난을 만나 길을 잃고 헤메다 황량한 모래 사막에 지쳐 쓰러질까 두려운 것입니다.
그 깜깜한 어둠 속에 나를 이끌어줄 북극성을 찾으세요. 그리고 사주명리학으로 북극성에 이르는 길 안내를 받으세요. 그러면, 내 안의 두려움과 불안을 토닥거리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수 있습니다. 바로 지금 내 인생의 내비를 실행시키자고요.
[참고도서]
고미숙,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북드라망
- 사주명리학의 기본 철학과 그것을 어떻게 내 삶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컨셉을 말해주는 책
- 그러나, 이 책에서는 사주명리학 해석 및 세부 방법에 대해 많이 얘기하지 않는다.
강헌, 명리, 돌베개
- 대중음악 평론가인 강헌 선생님이 자신이 사주명리학을 공부하고 나서 쓴 책
- 사주명리학 해석을 할 수 있는 기초 지식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철학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