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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Apr 26. 2021

맛난 빵 먹으면 내 글이 재밌어질까?

[1일 1필살기] 서촌에서 솔직함을 배우다.

1.


너의 만화가 재미없는 이유는
너의 삶이 재미없기 때문이야!


대학 3학년 때 읽었던 어느 만화책에서 봤던 문구입니다. 가슴이 섬뜩했어요. 내 삶이 지루한 데, 어떻게 내가 하는 말과 글이 흥미진진한 블록버스터일 수 있냐는 말이잖아요. 이거 백퍼 리얼 아닌가요?


요즘 느껴요.  내가 쓰는 글이 재미었구나... 그것은 조회수도 말해주지만, 나조차도 글을 쓰면서도 느껴져요. 흑.. 흑...

  

내 글이 재미없는 이유는 간단하죠. 내 삶이 재미없으니까...



2.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내 삶을 재밋게 만들어야 하는데 말이죠.


음.. 이럴 때는 일단 맛난 빵을 먹어야 한다. 그것도 새로운 빵 말이. 새롭고 맛난 빵을 먹으면서 내 몸에 달달한 에너지를 넣어야한다. 음하하하


그래서, 회사 근처 신상 베이커리 맛집을 검색해봅니다. 빵은 역시 점심에 디저트로 먹을 때 가장 맛나니까요. 그리고, 빵친구들과 같이 하기 위해서는 점심이 황금 타임이. 빵친구들 기달려라!!! 내가 새로운 맛집 찾을테니 같이 가자.

 

'서촌 맛집, 익선동 맛집, 삼청동 맛집' 등 키워드로 열심히 검색했어요. 한눈에 마음이 꽂히는 곳을 찾기 위해서 말이. 우왓~~~ 바로 저기다!!! 서촌 부트 카페...


설명이 일단 갬성있다. 파리 마레지구의 유명 카페가 한국에 오픈... 파리 마레지구란 단어만으로 갬성 돋지 않는가? ㅎㅎㅎ 마레지구에 가본적도 없는데, 거기는 왠지 노천에서 선글라스 끼고 에소프레소를 마시며 신문을 보는 그런 곳일 것 같다. 내가 드라마 <에밀리 인 파리>에서 본 그 갬성 장소 말이다.


여기는 파미 마레지구에 있는 부트 카페와 동일한 '푸글렌 원두'로 커피를 서빙한단다. 푸글렌 원두? 나 이게 뭔지 모른다. 그러나, 웬지 상큼한 시트러스향과 신선한 시큼함이 피어오를 것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휘낭시에 등 구음과자류의 디저트까지... 오오.. 여기 딱이야!!



3.


이제 다음 차례는 무엇인가? 바로 빵친구들과 약속을 만드는 일이다. 나는 바로 빵친구들에게 카톡을 보냈다.


파리에 있는 부트 카페가 서촌에 오픈했데.
출동해야지?


바로 뜨거운 찬성 이모티콘들과 감탄사가 대화방을 가득 채운다. 음하하하하...


그런데, 이 카페 갔다온 얘기로 글을 쓸 수 있을까? 글 쓸 스토리가 있나? 카페는 느낌이 90%인데.. 이것을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ㅋㅋㅋ 안될 것 같은데.. 흑.. 흑..




4.


드디어 부트 카페에 갔다. 아래 사진을 보라. 이런 갬성이다.

그리고, 시그니처 메뉴인 Cortado와 구음과자를 먹었다. 그리고, 나는 눈을 감았다. 아... 나는 프랑스 파리의 햇살 파란 아침 부트 카페에 와 있었다. 거기서 가벼운 골드빛 선글을 쓰고 Cortado를 마시고 있다.  아무 말도 필요 없었다.


이 커피를 다 마시면 이 환타지는 끝나겠지?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야겠지. 커피를 가능한 작은 한모금으로 마신다.어떻게든 이 시간을 늘리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빵친구들에게 물었다. 요즘 고민이 있다고.. 내 글이 재미없다고.. 그런데 그 원인이 내 삶이 재미없어서 인 것 같다고... 


한 친구는 말했다. "글쓰기 책을 읽어보면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다른 한 친구는 말했다. "더 솔직하게 써보세요. 그리고 디테일하게..."


그의 말에 따르면, 나는 긴 얘기를 결론 중심으로 너무 간단하게 말하는 편이란다. 그래서, 조금 디테일한 과정이 궁금할 때가 많았다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 느낌을 표현하지 않고, 제 3자의 얘기처럼 무채색으로 표현할 때가 있다고... 


아... 그랬구나.. 내가 그렇구나!!!


빵친구들에게 말했다. "나... 이 구움과자 많이 먹고 싶은데 내가 다 먹어도 되겠니? 솔직한 내 마음이야. ㅋㅋㅋ" 그러자 빵친구들이 박수치며 좋아라 한다. 구음과자 다 먹으고 내 앞에 놓아주었다.


그래, 내 글은 재미없어도 좋은데,
솔직하게 쓸께..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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