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준 꽃다발은 시들었어! 직딩 아재님..

[어설픈 빵차장 #11] 영화 <꽃다발같은 사랑을 했다>와 빵차장

by 감자댄서

1. 너가 준 꽃다발은 시들었어!


대학생 때 만나 직딩 때 헤어진 연애 이야기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를 한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문장의 핵심 키워드가 무엇이냐면, 바로 '직딩'이란 단어다. 왜냐하면, 주인공 둘이 헤어진 이유가 남자주인공이 제대로된 직딩이 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니까...


로맨스 영화 광팬 직딩 아재가 잔뜩 기대를 하고 봤는데, 주인공들이 헤어진 이유가 '직딩' 때문이라니 슬프고 슬프고 또 슬프다. ㅠㅠ


스토리는 대략 이렇다.


무기와 키누는 대학 4학년 때 우연히 만나고 서로 취향이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고 사귀기 시작한다. 문학, 만화, 음악, 영화에 대한 취향이 너무 잘 밎아서 천생연분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학생에서 직딩으로 변화할 것을 요구받는다. 그런 변화 속에서 남주인공 무기는 직딩으로 변신하기로 마음 먹고, 여주인공 키누는 학생 마음으로 계속 살아가기로 한다.


그렇게 둘의 인생은 갈라지게 되는데, 과연 그 둘은 다시 처음 만났던 그 때의 마음을 찾을 수 있을까?




2. 그가 자기개발서를 읽다니...


직딩 아재인 내가 100톤짜리 충격을 받은 장면이 있다. 어떤 장면이냐면, 여주인공 키누가 무기와 헤어지기로 마음 먹는 장면이다.


영화 중반부, 무기와 키누는 연애할 때 자주 갔던 서점에 간다. 키누는 자연스럽게 문학과 예술 분야 책들을 본다. 그런데, 남주인공 무기가 옆에 안보인다. 키누는 서점안을 찾아본다. 무기는 자기개발서 코너에서 <성공의 길> 이런 종류의 책을 레이저 광선 쏘아가며 보고 있다. 그 순간 키누의 표정은 어두워진다.


-1,000점!


내 마음도 한순간에 우르르르 무너졌다. 너무 짠하다. 왜냐하면, 5년전의 내 모습이 무기의 모습과 똑같았으니까... 어설픈 빵차장이 되기 전의 내 모습 말이다. 나는 몰랐다. 자기개발서를 보는 직딩이 저렇게 매력없는 모습인지 말이다. 극혐까지는 아니지만, 무매는 확실하다. 영화 본 지 24간이 지난 지금도 그 장면 속 키누의 얼굴 표정이 너무나 선명하다.


"내가 좋아하는 취향을 가졌던 남자가

이제 저런 괴물로 변하고 있구나..."


나는 키누에게 '직딩' 무기를 대신해서 변명해 주고 싶었다. 무기가 왜 그렇게 변할 수 밖에 없었는지 말이다.

- '무기'도 직딩 괴물로 변하고 싶지 않아.
- 그냥 직장에서 인정 받고 성공하고 싶은거야. 그래야 너랑 살 수 있는 이쁜 집과 멋진 차를 가질 수 있으니까. 그래야 아이도 키울 수 있고...
- 그게 직딩의 책임감이거든.


그러나 소용없다. 이런 변명들... 직딩 괴물로 변해버린 무기는 키누가 좋아하던 그 무기가 아니었다.


도대체 '직딩'이란 것이 무엇이길래 저렇게 괴물로 돌변해버린 걸까? '직딩'이란 존재가 내 영혼을 주면, 돈과 명예를 주는 악마의 분신인 걸까?






3. 그래서, 나는 어설픈 빵차장~~~


영화 속 '무기'는 직딩으로서의 성공을 위해 학생 때 그의 취향, 사랑 모두를 버렸다. 그것도 1회용 테이크아웃 종이컵을 버리듯이 너무 쉽게... 5년전 나도 그랬었다. 성공한 직딩을 꿈꿨었다. 그것이 괴물로 변하는 길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그러나, 나는 다행히 그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찾았다. '어설픈 빵차장'의 삶 말이다.

왜냐고?


그 이유는 심플하다.


내가 행복한 삶의 취향이 그거니까...

직딩으로 어설프지만 행복하게 살고 싶으니가...

빵차장으로도 어설프지만 따스하게 살고 싶으니까...


완벽한 직딩이 되기 위해 괴물로 변신하기는 싫다. 그 길은 나의 길이 아니었다.


그냥 오늘 '꽃다발' 같은 삶을 살고 싶을 뿐이다. 언젠가는 시들겠지만, 오늘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다발같은 삶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