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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Aug 11. 2024

노잼 VS. 쪽팔림 (거절)

#16 뻔뻔하지 못한 아재의 선택은...

1.


노잼 vs. 쪽팔림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무엇을 선택할까?


나는 '노잼'을 선택할 테다.


요즘 시대에는 최악 중의 최악이 '노잼'인데, 그 노잼을 선택한다고?




2.


오늘도 신촌 우드스탁에 왔다. 문을 열고 들어와서 카운터석에 앉았다. 그리고, 평소처럼 데낄라 한 잔과 코로나 맥주를 주문했다. 오늘은 일찍 오지 않은 덕책인지, 들어오자마자 신나는 음악들로 팡팡 터지고 있다. 내가 아는 락음악은 몇곡 안되는데, 아는 노래가 나온다. 본 조비의 <It's My Life>.


제목과 멜로디는 잘 알지만, 가사 내용은 모른다. 그냥 본 조비의 샤우팅을 따라 나도 "It's my life~~"를 외친다. 크하하하 시원하다. 통쾌하다.


사실 오늘 2번 거절 당하고 여기에 혼자 왔다. 첫번째,  여기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저녁 먹자고 했지만 그에게 까였다. 이유는 모른다. 다음에 언제 만나자는 얘기조차 없이 거절 당했다. '아..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언제 시간이 되냐고 묻을까 하다가 그런 말 하는 내 자신이 쪽팔렸다. 그냥 덮었다.


두번째, 친구의 거절을 받고 다른 멤버들 모임을 만들어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이 끝날 때쯤 여기로 2차 가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모두들 애매한 말로 말꼬리를 흐렸다. 그렇게 흐지부지 되었다. 그래서, 나 혼자 여기에 또 오게 되었다.


두 번의 거절, 두 번의 쪽팔림이었다.




3.


나는 '거절'을 당하면 머리에 스팀이 팍팍 오르며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왜냐하면,'거절'은 내 존재를 부정당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쪽팔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성적인 논리 구조는 갈갈이 찟겨 흔날려 버린다.


그래서, 나는 최악 중의 최악인 노잼을 선택하련다. 쪽팔림보다는 노잼이 더 낫다, 나에게는... 노잼은 플러스가 없는 것이고, 쪽팔림은 마이너스 폭락과 비슷한 유형이다. 그래서 노잼은 버틸 수 있어도 쪽필림은 버틸 수 없다.


인간관계에서 쪽팔림을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은 손절이다. 그래서 손절하고 여기에 혼자 와서 데낄라 마시며 심장 쿵쿵 락 음악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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