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내맘대로 리뷰> 성격유형으로 직장 천국 만들기
나는 MBTI(마이어스-브릭스 성격유형) 일반강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10년 넘게 HR 업무를 하면서 이 자격증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1) 내 자신을 알고 싶어서..
2) 성격유형을 활용해서 직장을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서..
그런데, 이런 고민이 생겼어요.
정말 성격유형을 HR에 활용하면 직장이 천국으로 변할 수 있을까?
왜 이런 고민을 하게 되었을까요? 이유 간단하죠. 성격유형으로 직장을 천국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았으니가요. 게다가 MBTI 또는 DISC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좋았다는 기업 사례를 본 적이 거의 없거든요.
이런 고민을 하던 중에, HBR(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성격유형 관련 글을 읽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격유형을 HR에 적용하여 대단한(!!!) 성과를 올렸다고 적혀 있습니다. 음... 물론 이 글은 컨설팅 회사에서 쓴 글이기 때문에 100% 신뢰할 수는 없겠지만... 과연 성격유형을 회사에 적용해서 뭔가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HBR 글을 리뷰하기 전에 우선 현재 문제점을 진단해 보는 것이 좋겠죠? 그래야 객관적이고 실용적으로 HBR 글을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요. 도대체 왜 실제 기업에서 성격유형 이론이 효가를 발휘하지 못할까요? 특히, 한국 기업에서 말이죠.
1) HR 실무자 1~2명이 성격유형 이론을 활용해 봐야 바위에 계란치기일 뿐...
HR부서의 호기심 많고 휴머니스트 직원 1~2명이 성격유형에 관심을 갖고 회사에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 그래봐야 어디에 적용하겠습니까? '성격유형의 이해' 또는 '성격유형별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같은 교육과정을 만드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즉, 제한적인 직원 대상으로 일회성 교육에 그치지요. 또는 채용 과정에서 검사를 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해봐야 회사 변화 없습니다. 여러분도 동감하시죠?
2) 최고경영진은 관심 없다.
회사란 조직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최고경영진의 스폰서십을 얻어내는 일입니다. 그런데, 성격유형 이론에 대해 최고경영진의 스폰서십을 받는 일은 참 어려워요. 이것이 당장의 기업 성과에 중요한 이슈가 아니거든요.
게다가, 최고경영진을 이루는 사람들의 특성이 있습니다. 무엇이냐고요? 그들은 '하면 된다'라는 마인드를 가진 성취지향적 캐릭터들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성격유형에 따라 다른 커뮤니케이션 또는 행동을 해야한다는 얘기는 비현실적이죠.
3) 성격유형 이론이 졸라 어렵다!
뭐든지 유행하는 것은 쉬워야 해요. 그런데, 성격유형 이론은 어려워요. MBTI만 해도 성격유형을 16가지로 구분합니다. 엄첨 복잡하지요? 물론 16개 유형을 기질별로 4개 유형으로 나누어서 실제 활용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려워요.
이 어려운 내용을 사람 심리에 관심없는 사람들에게 가르쳐서 활용하려고 하니 쉽게 될 리가 없지요.
* source : 'Pioneers, Drivers, Integrators, and Guardians', HBR 2017년 March,
우선 이 글을 쓴 사람들이 대학교수님이 아니고, 컨설팅 회사 사람들이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여러분도 아시죠? 컨설턴트분들의 특성 말이죠. 그분들은 항상 긍정적이고 대단한 뭐가 있는 것처럼 우리를 설득하는 능력이 탁월하거든요. 부정적으로 말하면 침소봉대와 사기에 능하다는 거죠.
1) 특정 조직의 성과 문제의 원인
회사에서는 이상하게 특정 조직이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원인을 추적하다 보면 조직 리더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조직 리더가 팀원간의 업무스타일 차이를 관리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무에 성과는 안 나오고 갈등만 증폭되는 경우입니다.
2) 왜 업무스타일 활용이 필요한가?
이 글에서는 팀원의 업무스타일(성격유형이 아님)을 4가지로 구분합니다. 그 4가지 유형은 Pioneers(탐험가), Drivers(지휘자), Integrators(협상가), and Guardians(수호자)이고요. 이 4가지 업무스타일은 팀원간 갈등을 유발하기도 하고, 각각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업무스타일에 따라 개인별 행동방식과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이죠. 어떤 사람은 새로운 변화 추구를 선호하고, 어떤 사람은 현실 유지를 선호하기 때문에 두가지 스타일 사이게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이런 갈등을 제대로 관리하면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지요.
* 뭐.. 이것은 모든 성격유형 이론에서 항상 얘기하는 것이라 새로운 것은 없어요.
3) 업무스타일 활용법 3가지!
이 글은 이렇게 약간 새로운 4가지 업무스타일을 제시하며, 실전 활용법 3가지를 제시합니다.
첫째, Pull your opposites closer. (극과 극을 가까이 둔다.)
정반대 스타일의 사람들이 함께 일할 때 발생하는 갈등은 협업에 대단한 장애물입니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그 차이점을 활용하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지요.
둘째, Elevate the "tokens" on your team. (팀내 소수자의 관점에 힘을 실어준다.)
조직 구성원의 스타일이 한쪽으로 몰려 있으면 편향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아이디어 회의나 의사결정시에 한족 관점으로만 논의되는 경험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 중간에 다른 관점을 제시하면, 집중 성토를 받죠. 그러다보니, 아예 입을 닫아 버리죠. 그리고,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속으로 '거봐.. 내가 그거 문제 될꺼라 했잖아. 쌤통이다.'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소수 업무스타일에게 일부러 기회를 줘야한다고 말합니다.
- Guadians에게는 회의에 앞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과 세부정보를 알려주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게끔 유도한다.
- 팀 회의 전에 혼자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먼저 갖고, 회시의 돌아가면서 아이디어를 얘기하게 한다.
- '자기 조직에 부족한 스타일의 시각에서 생각하기'를 유도한다.
세째, Pay close attention to your sensitive introverts. (예민하고 내향적인 팀원에게 관심을 기울여라.)
직장이 천국과 거리가 먼 핵심 이유는 인간관계입니다. 업무가 어렵다는 이유는 부차적인 이유 맞습니다. 그래서, 직장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은 HR부서 사람들은 성격유형을 활용해서 인간관계 문제를 풀고 싶어합니다. 그렇지만, 앞에 얘기한 이슈로 인해 그것이 쉽지 않아요.
나는 성격유형을 직장에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이런 꿈을 꾸어봅니다.
1) ceo가 성격유형에 꽂힌다.
- 왜냐하면, 이래야 모든 직원들이 성격유형에 관심을 가지니까요.
- 그러면, 심리학 전공 ceo가 있는 회사를 찾아야할까요?ㅎㅎㅎ
2) 모든 직원의 성격유형 진단을 한 후, 공식적인 곳에 개인별 성격유형을 노출한다.
- 국내에서도 S모 회사에서 모든 직원의 MBTI 유형을 진단해서 인사카드에 기록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회사가 지금도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말이지요.
3) 회사 공식 교육 프로그램으로 성격유형 과정을 도입한다.
- 성격유형 진단만으로는 98% 부족합니다. 매년 정기적으로 활용법을 교육해야 합니다.
나는 오늘도 기도합니다. 국내 어느 회사 하나만 성격유형을 활용해 직원 행복과 회사 성과가 향상되었다는 사례가 나오기를 말이지요.
내가 회사를 하나 창업하면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