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랑 Oct 12. 2022

03. 잃어버린 생기와 활력을 찾아서

감정 표현하기 

03. 잃어버린 생기와 활력을 찾아서



감정 표현하기



 “우와. 너무 예쁘다.” 어릴 때 하늘을 수놓듯 펼쳐진 오색빛깔 무지개를 보며 감탄을 내뱉었다. 작고 앙증맞은 꽃을 볼 때, 길 가다 귀여운 강아지를 마주칠 때, 담벼락에 붙은 달팽이를 보면서도 탄성을 지르곤 했다. 삶에서 보여주는 작고 소소한 것들, 아름답고 귀한 것을 마주할 때면 서른이 넘은 지금도 만면에 미소를 띠며 감탄한다.      


 어른이 되면서 점점 세상이 주는 소박한 것들에 관심과 흥미를 잃어버리고 만다. 마치 벌을 받는 것처럼, 하루하루 커다란 짐 덩어리를 이며 살아가는 듯 보인다. 도시 전철 안 사람들의 표정은 회색빛이다. 5~6년 정도 서울 생활을 하며 나의 표정도 건조해져 갔다. 무지개가 떠도 발견하지 못했을 거다. 선물 같은 하루를 시작하는 상쾌한 아침이지만, 지친 표정으로 뚜벅뚜벅 일터로 향한다. 전철 창에 비친 표정을 보며 하루를 생기있게 살았던 때가 어렴풋하다고 느꼈다. 희미하게 창을 보며 입꼬리를 올려보았다.      


 잃어버린 생기와 활력을 다시 찾고 싶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이지만 하루하루 불안과 긴장 속에 살기보다 감사와 기쁨으로 채워가고 싶었다. 오늘은 어떤 즐거운 일을 만들어 갈까 하는 기대와 설렘 속에 삶의 페이지를 써나가기로, 결심했다.      


 잃어버린 감정을 되찾는 것에서 시작했다. 아침에 눈을 뜰 때는 어떤 기분인지, 상쾌한지, 잠을 잘 자지 못해서 피로해서 짜증이 나는지, 사람들 앞에서 할 발표가 생각나 걱정되는지, 수시로 나의 감정에 관심을 가지며 느껴주는 것이다. 그리고 서툴지만 조금씩 표현해보는 거다.      


  메마른 감정은 계속 표현해야 는다. 오래 쓰지 않아 녹슨 물건은 삐걱 소리를 내며 잘 움직이지 않는다. 기름칠해주고 청소하고 계속 쓰다 보면 다시금 매끄럽게 움직이며 제 역할을 해낸다. 감정을 표현해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먼저 표현해보면 좋다. 요즘은 취미 활동 소모임이 많다.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람과 대화 나누며 연습하면 점점 어색하고 서툴렀던 표현이 편안해진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반갑다면 친구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며 반가움을 표현해보고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면 애정도 듬뿍 표현해보고 서운한 게 있다면 서운했다고 이야기해보고 슬픈 일이 있다면 펑펑 울어도 보고 화가 나면 혼자 욕을 하며 스트레스도 풀어보자. 온종일 고생한 나의 어깨를 토닥토닥하며 오늘도 정말 수고 많았다고 이야기해보자.      


  감정은 다채로워지고 어느새 생기와 활력이 솟아날 거다. 

작가의 이전글 02. 직장을 그만두기로 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