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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랑 Feb 11. 2023

03.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고마운 순간

고마운 사람


모든 괴로운 일에는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겨울이 영원하지 않고 매일 비가 오지 않듯,

시간이 흐르면 봄이 오고 비가 그치고 그 틈 사이로 해가 비친다.

깊은 상처도 천천히 아물어 간다.


상처받기가 두려워서 표현하고 싶은 걸 참고 억누르고 괜찮은 척하며 지냈던 날들을 돌아본다.

그때는 그게 더 나은 행동이라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아쉬움이 남는다.


좋고 싫음에 대한 표현부터 사소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며 살았던 시기가 있었다.

미움이나 상처받을 용기가 많이 부족했다.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와는 다르게 행동하고 말할 수 있을까.


지금은 여기 있고 아무리 가고 싶어도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저 그때로 돌아가 상상으로 행동하고 말해본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 상대의 모습만으로 충분했는데 뭘 자꾸 채우려 했던 걸까.

나의 어떤 면이 부족하다고 상대의 어떤 면이 맞지 않는다고 만족하지 못했다.


아픈 마음은 서로 부딪쳐 더 큰 아픔을 만들었다.


또 다른 장면을 돌아본다. 오롯이 현재에 집중하며 행복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함께 하는 이 순간만을 즐겼던, 편안한 공기와 분위기가 생각난다.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고 그래서 더 소중했던 하루하루였다.


마주 보며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진심으로 고마웠다고 표현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여러 가지 다양한 감정을 느끼면서 결국은 마음은 고마움으로 한데 모아진다.


내 안의 마음과 만나게 해주었고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 참 고마운 사람으로 남아있다.

어떤 감정이든 다음번에는 더 당당하게 표현해 봐야지 다짐한다.

가장 크게 배운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


얼마 전 성대결절 관련한 글을 올렸는데 아는 선생님께서 죽염과 꿀벌 화분, 

따님이 직접 만든 쿠키 등을 보내주셨다.

전에는 내가 어디가 아프다는 사실을 드러내기가 부끄럽기도 했는데 알리고 나니 이렇게 귀한 선물을 받고

또 회복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정말 감사하다. 거의 회복되어 가고 있다.

완전히 회복되면 회복 기념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 공유하려 한다.

정말 완전히 치유되어서 다시 통증 없이 맘 편히, 즐겁게 노래 부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주말이라 운동할 겸 등산을 다녀왔다. 등산을 하면서도 감사한 것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튼튼하고 건강한 팔, 다리가 있어 이렇게 등산하는 지금에 감사하고 상쾌한 나무, 흙냄새에 감사했다.

이제 영상으로 오른 기온 덕분에 눈도 어느 정도 녹았고 봄기운을 머금은 햇살과 공기가 기운을 북돋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있다. 

인간도 식물처럼 어느 시기에 자라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다시 진다.

때론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지기도 한다. 이곳에서의 삶은 유한하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일 수 있다.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실수를 한다.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하는 것이다.

잘 모르고 실수하는 그 시절을 지나 지금의 내가 있다.

실수했던 나와 당신의 모습이 지나고 보면 참 아름다웠다고 느껴지기도 하다.

완벽하지 않았기에 그래서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원하는 대로만 할 수 있는 삶은 아니지만 바라는 삶을 살기 위해 꿈꾸고 행동할 수는 있다.

너무 애쓰는 것이 아니라 되는 대로 할 수 있는 만큼 해나가면 된다.

누구나 어딘가로 가고 싶으면 가면 된다.


집착을 내려놓고 한 걸음씩, 꼭 이 길이 아니어도 괜찮다. 

다른 길로도 갈 수 있다.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이제는 선택하고 행동하며 지낸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소중한 하루, 반복되지만 조금씩 다른 일상, 만나는 사람을 애정 하며 살아간다.


어느덧 눈앞에 다가와 있을 당신을 그리며 내 손과 품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따듯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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