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자꾸 흐른다. 쉼 없이. 흐르는 냇물처럼. 일정하게. 틱톡틱톡.
의식하지 않거나 의식하는 동안에도.
삶도, 삶을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도 흐르고 있다.
민들레는 싹을 틔우고 줄기를 세워 꽃을 피운다.
몽실몽실한 씨는 불어오는 바람에 두둥실 떠나간다.
한번 흩날린 홀씨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한번 싹을 틔운 새싹은 다시 땅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자연이 보여주는 모습처럼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도 흐르고 흐른다.
바다는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화가 적어 보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수히 많은 세포와 미생물의 변화들이 있지만 겉보기에 수십 년이 흘러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밤하늘의 별들 또한 그렇다.
우리네 삶의 모습은 민들레보다는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보이고 광활한 자연, 우주의 관점에서는 눈 깜짝할 사이 생겼다 사라지는 파도처럼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보인다.
숨을 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모든 생명은 외적으로 또 내적으로 흐르고 있다.
한 민들레는 시기적절하게 꽃을 피우고 홀씨를 바람에 띄워 보내지만
한 민들레는 홀씨가 되기 전 누군가에게 우연히 발견되어 노란 꽃을 피우는 것이 마지막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숨을 쉬는 순간, 흐르는 동안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수 있다.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선에서 그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이들을 보면 활력이 생긴다.
그렇게 감사한 마음을 안고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지내다가도
꼭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기도 한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만나 나의 시간은, 삶은, 흐름은 예고 없이 언제든지 끊길 수 있다.
앞으로 펼쳐질 무수한 이야기들을 경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밀려올 때도 있다.
곧 이런 마음은 지금을 사는 데에 그리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오랜 시간 조급함과 불안함 속에 가둬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흐름에 온전히 몸을 맡기고 계획하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더 좋은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
이루었든 이루지 못했든 그 길로 나아가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마음이 어땠는지
과정 속에 머물지라도 순간순간을 즐겼는지, 그리고 진심이었는지
언제나 스스로 바라는 곳에 있음을, 지금 여기가 나의 집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