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도 어제 그 시간 그 장소에 머물렀을 수도

지금 이곳 이 시간에 머무르리라는 짐작은 없었다

by 우주의 서랍

6시반쯤 화장실이 가고 싶어 눈이 떠지고, 생각난 아이디어를 적어두고 싶어 메모를 하고,


1부 예배가 이쯤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 예배 시간표를 보고, 7시반이면 서둘러 준비해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조금 빠듯하게 채워진 시간예 조바심이 났지만,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마장동까지 오게 되었다. 집에서 교회까지 한번에 가는 길을 무척 낯설어서 두번이나 길을 잘못 들어서게 되었다.


한번은 습관에 길들여져서 잠실로 가버리고, 한번은 제대로 나가야하는 길을 몰라 뱅 둘러 오다 마장동까지 오게 되었다.


서둘러 가기에는 10분이나 늦는 상황이 되어버려 2부 예배로 마음을 돌렸다.


마장동에 온 김에 어머님을 모시고 2부 예배를 드리러 가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이른 시간임에도 어머님께 문자를 드리고 가볍게 걸어 근처에 문을 연 카페에 와 따뜻한 디카페인 라떼를 시켜두고 이 글을 정리해보고 있다.


지금 이곳 이 시간에 머무르리라는 짐작은 없었다.


그리고 어제 저녁 머무르리라는 마음을 먹었던 곳을 틀고 전혀 다른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낯선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고, 낯선 사람과 소담한 대화를 나누며 따뜻하고 즐거운 마음을 느꼈다.


어쩌면 나도 어제 그 시간 그 장소에 머물렀을 수도 있으리라.


그랬다면 나에게도 짐작도 못한 무겁고 무서운 일이 덮쳐왔을지도 모르리라.


그저 즐겁고 싶어서, 그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그저 축제를 즐기고 싶어서 그곳을 향했던 그곳에 가게된 모든 이들이 어디서든 더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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