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일어나 내 자신에게 오늘 기분 어때라고 물어본다.
오늘 기분이 찌뿌둥한지 개운한지 나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그냥 느껴볼 수도 있지만 물어보면서 더 자세하게 느껴보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답은 잘 모르겠다 라고 돌아오기도 한다.
오늘 기분이 찌뿌둥한 것 같기도 하면서 몽롱한 것 같기도 하면서 푹 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금 말로 쓰고 있는 이 글이
손으로 쓰고 있는 글보다 결코 쉽지가 않다.
말로 쓰는 글이 손으로 쓰는 글보다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신중하게 생각해서 말해야 한다는 면에서 손으로 쓰는 글보다 쉽지가 않다.
손으로 쓰는 글은 타닥타닥 써 내려가면서
지워버리면 그만인 것이니까
하지만 말로 뱉은 말은
내 귀가 듣고 다시 주워 담아지지 않기 때문에
말로 쓰는 글도 편히 쓰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라는 걸 느낀다.
한 번에 뱉어내고 한 번에 써내려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그리고 이렇게 써 내려간 글에
양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에 지난번에 몹시 놀랐다. 말하며 드는 시간보다 글쓰며 드는 시간이 훨씬 적은 것을 처음 알았기 때문이다.
글이 말보다 빠르다.
생각이 말보다 빠르고 생각보다 글이 빠르다.
여행을 온 동안에 그냥 쉬기도 하겠지만 머릿속에 복잡했던 생각들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정리하면서 나한테 중요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