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쓰고 태워버릴 마음이 더 이상 없기를 희망합니다.
지금 시각은 새벽 3시 41분
이것은 나에게는 익숙한 클리셰
오늘은 11월 28일 제 생일 입니다.
마음은 조금은 울고 싶은 듯한 밤입니다.
발포 마그네슘을 타 놓고
이 글을 적고 있습니다.
마음이 힘들었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날들에도 나는 힘을 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마음이 힘들었고
사람들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마음 속에서 생각속에서 물음표가 계속 생겨져났고,
생겨난 물음표를 따라 답의 꼬리를 찾아 헤매고 다녔습니다.
물음표에 느낌표를 찍고, 마침표를 찍고, 지우고 싶어서
생각을 계속 옮겨다니며 괴로워했었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빨리 지워 버리고 싶어서 그냥 덮어 버리려고도 했었는데,
그 덮어진 물음표가 블루 버스데이를 타고 제게 다시 온 것 같아 마음이 조금은 울적한 밤입니다.
저는 조금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어요.
마음이
그리고 지금도 그 마음과 시간들이 조금은 저를 괴롭히고 있어 푹 잠들지 못하는 밤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저 조금 저 자신에게 솔직하고 싶어서
이 글을 적어봅니다.
어제 읽은 책이 자극제가 되어 이 글을 적어봅니다.
조금은 개운하고 시원해지고 싶어 이 글을 적어봅니다.
나를 마주하고 싶어 이 글을 적어봅니다.
마음이 개운치 못해 이부자리가 편하지 않게 느껴져서
발포 마그네슘을 한잔 타 마시고 이 글을 적어봅니다.
아마도 오랜만에 늦게까지 마신 카페인이 문제였었나 하고 생각해봅니다.
지나간 날들을 덮어두고자만 했던 것이 문제였었나 싶습니다.
내게 생각의 괴로움을 준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보고 곱씹고 제대로 생각을 나열해보아야 속이 후련하려나 생각해봅니다.
지금도 물음표를 찍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물음표가 생겨날 것 같아 조금은 두려운 마음입니다.
그러나,
마침내,
결국은,
나에게도 마침표를 찍고, 느낌표를 찍고, 엑스표를 긋고,
종이 마저 찢어버리고 버릴 그런 날들이 오길
희망합니다.
그저 구석에 쳐박아 두기보다는 그 편이 나을 것 같아요.
다 쓰고 태워버릴 마음이 더 이상 없기를 희망합니다.
누군가에 대한 안 좋은 마음을 그냥 내 속 어딘가에 계속 가지고 있어 봤자
어디서 본 것처럼 남이 준 똥을 내 속에 채우고 있느니
똥은 바로 받아서 버려버리거나 퇴비로 자연에 되돌려 주어야하는데
지금은 똥주머니를 잔뜩 쥐고 열어보고 바보 같은 짓이나 하고 있는 것 같아
해결책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가끔 그저 내가 바보라서 라고 되풀이 하게 되는데,
바보 아니야 라고 다시 되돌려 주기도 합니다.
그 생각이 더 애기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나에게 바보라고 계속 말해주고 싶지가 않아요.
그저 그냥 그런 이유가 있을 만한 상황이 생겨난 것 뿐이지,
그냥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 뿐이라고 말해주고는 해요.
괜찮아 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아요.
그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거지 라는 이해의 표현만 쓰려고 했던 것 같아요.
괜찮아.
이 한마디의 위로가 부족했을 수도 있어요.
내가 바보라서,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내가 못나서,
아니야, 그럴 때도 있지.
그저 그 위로의 말이 필요해 나에게도 투정을 부리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마침내,
괜찮아.
그럴 때도 있지.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그저 그런 심심한 위로의 말을 자주 해주는
내 자신을 안아주는 사람이 되어 보려고 합니다.
그저 그냥 필요해서 라도.
마 침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