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가르쳐준 것

2023.4.22.

by 하얀밤


코로나가 지나간 봄엔 결혼식이 많다.

오늘 결혼한 커플은 경쾌했다.

축제 같은, 마치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허례의식 없는 결혼식이 신선하고 보기 좋았다.


두 사람이 마이크를 건네며 성혼을 알리고

평생 사랑할 것을 약속했다.


평생,

사랑.


신화처럼 황홀하게 읊는

결혼식 중의 약속.

하객들의 북적거림에

아찔한 조명에

취한 채 하는 그 무거운 약속.


평생 사랑한다는 것이

다툼이 없고 갈등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다툼이 있고 갈등이 있는 속에서도

자신과 상대의 고유한 성향을 인정하는 것임을

나는

나중에

한참 뒤에야

알았다.

살아가면서 알았다.

살아봐야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나를 비워내 기꺼이 가벼워지는 용기를

상대를 위해서 기꺼이 한발 물러서는 용기를

그에 따르는 필연적인 고통을

물러서지 않고 고통에 맞서는 끈기를

결혼을 하고 배웠다.

아니, 배운다.


오늘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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