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김밥집에서 가볍게 한 끼 하는데
"징징거리지 마!"라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옆테이블의 엄마는
사진만 찍히면 지우기 바빴던
아이 키우느라 나 자신은 뒷전이었던
그 시절의 내 모습을 닮았다.
휴대폰을 뺏기지 않으려는 유치원생 아이가
으앙! 울기 시작했다.
"엄마, 금쪽이야."
딸이 아이를 가리키며 소곤거렸다.
음식점을 나와 걸으며 딸에게 말했다.
"저 엄마를 저 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돼."
나는,
내 사진을 지우던 시절을 생생히 기억한다.
세상에 둘도 없을 보물처럼 아이를 안았다가
마트 장난감 코너에서 우는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다가
잠자는 아이를 보며 미안한 마음에 눈물짓다가
밥투정하는 아이의 밥그릇을 빼앗으며
아이에게 인지
나에게 인지 모를
울음인지 뭔지 모를 것을 내뱉던
그때의 내 마음을 기억한다.
아이에게 모질게 대하는 나를 바라보던
길거리 사람들의 눈빛도 기억하고
엄마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엄마라서 미안하다며
말도 못 알아듣는 아이의 이마를 쓸던
그때의 내 마음을 기억한다.
오늘 김밥집에서 소리를 지르던 그 엄마는
아마도 오늘밤
잠든 아이 뺨에 얼굴을 부비며
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