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도 마음이 흐르는데

2023.4.25

by 하얀밤


띠링.

한 주 간의 부서별 계획을 정리한 표가

메신저로 도착했다.

우리 부서 내용이 정확하게 들어간 지 확인하고

다른 부서는 이번 주에 뭘 하나 쭉 훑어봤다.


'○○○ 확정'

어??


'○○○'는

저번 주까지 미확정이었다.

만약 확정이 되어버리면

진짜 말 그대로 나비효과가 일어나서

한 해의 계획이 수정되는 부서가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우리 부서 또한 중요한 일 하나가

직격탄을 맞을 판이었다.


전혀 논의된 바 없이 이런 중요한 결정을

누군가는 잘 보지도 않을 문서에 담아 뿌리다니.


우리 부서의 업무 담당자와

상황을 파악하러 상관에게 갔다.

두 사람이 헉헉 대는

씩씩댄다고 생각했는지

그녀는 무척 당황한 기색을 했다.

눈동자만 굴리던 그녀가 정신을 차린 듯 말했다.

"아, 아니... 업무 조정 좀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네?"


수정은,

하면 된다.

어떤 일이든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어찌어찌하면 해결은 된다.


마음을 다칠 뿐이지.


'직장일은 직장 동료와 직장에서만 한다'라는

내가 만든 혹은 누군가 만든

그 틀을 깬 후에 덤으로 하게 된 생각이 있다.

직장일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직장 동료도 사람이고

직장도 사람 사는 곳이라는 것.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는 장이라는 것.


마음을 잘 전하면

힘든 일도 이해하며 할 수 있는데

공감만 하면

굳이 요청하지 않아도

우리 부서가 먼저 양보할 수도 있는데.


이 말을 했더니

나보다 한참 어린 동료는

의외로 꼰대였네,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나보다 한참 나이 많은 동료는

얘가 우리 세대였나,

하며 좋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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