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못해도 좋을 밤

2023.4.26.

by 하얀밤


밖이 어둑어둑해지는데

아들이 집에 오지 않는다.


전화를 해볼까 하는데

메시지가 왔다.

아들 체크카드 결제 내역이다.

내가 자주 가는 동네 카페 이름과

나란히 찍힌 2,000원.


아이 동선 안에 카페가 없는데

카드를 분실한 건가?

애는 왜 안 오는 거지?


다시 전화를 걸어보려는데

현관문이 열리고

소리치며 아들이 들어왔다


"엄마가 좋아하는 아메리카노 사왔어!!"


아,

나는 저녁에

커피 마시면

잠 못 자는데.


무해한 눈과 당황한 눈이 마주친 찰나

눈치 빠른 내 손이 커피를 받아들고

눈치 빠른 입이 말을 뱉았다.


"오늘따라 목이 많이 말랐는데 어떻게 알았지?"


아들 얼굴에 웃음이 환하게 퍼진다.

내 몸에도 카페인이 퍼진다.


오늘밤엔

책이나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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