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빠른 퇴근은 빛난다

2023.4.27.

by 하얀밤



한 시간 일찍 조퇴한 날.


시동을 걸고 바라본 차 앞유리엔

한 시간 빠른 태양빛을 받은 송홧가루가

한 시간 빠른 색을 띠고 있었다.


차가 출발하자

한 시간 빨리 이동하는 차에 놀란 날벌레들이

한 시간 빨리 졸음을 깨고 날아올랐다.


한 시간 빠르게 다니는 사람들이

익숙한 길을 낯설어 보이게 했다.


한 시간 빨리 부는 바람을 느끼기 위해

차창을 열었다.

한 시간 빠른 고도의 태양빛만큼

두텁게 데워진 바람이

제법 따뜻했다.


퇴근길의 모든 사물들이

한 시간 빠른 만큼의 명도로 빛났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빛나는 건

한 시간 빨리 나서는 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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