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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단상
상처받은 아이를 위한 위로
2023.5.3.
by
하얀밤
May 3. 2023
중학생인 어떤 아이가
부모가 없어 시설에서 사는
같은 반 아이에게 말했다
.
"고아 X아."
이 일을 알게 된 시설장은
학교에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했고
학교는 학폭대책위를 열었다.
학폭위에 출석한 상대방 아이 부모는
이렇게 말했다
.
"고아를 고아라 했는데 뭐가 잘못이죠?"
선생님인 친구가
여기까지 얘기하는 동안
나는"진짜? 진짜? 진짜?"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그런 말을 했다고?
진짜?
친구는 "그래, 그래
" 하며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과
그 앞에 무기력해진 자신을 표현했다.
아무리 이해하고 싶어도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건
무기력하게 만든다.
나도 같이 무기력해졌다.
기분이 참 별로였다.
괜찮아,
친구야.
나는 알 수 있어.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그 부모는 듣게 될 거야.
아마도 원망 섞인 눈으로
아마도 배려 없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내뱉는 아이의 말을.
"언제 내가 내 편들어 달랬어?"
배려를 가르치지 못한 부모는
예의를 가르치지 못한 부모는
아이로부터 배려와 예의를 기대하지 못할 거야.
두고 봐.
그리고,
아마도 시설에 있다는 그 아이는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서
부모 같은 이의 사랑을 얻고 자라나서
웬만한 고난엔 끄떡하지 않는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암, 암.
그래야지.
그래야 말고.
상처받은 아이 곁에
좋은 어른이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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