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에 대한 고찰

2023.5.16.

by 하얀밤


기침을 시작한 이후로 다시 마스크를 챙겨 쓰기 시작했다.

마스크는 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기침을 하는 내가 써야 한다.


오랜만에 마스크를 끼고 길을 걸으니 답답했다.

이 답답한 걸 어떻게 3년 넘게 끼고 있었는지.

용케 적응을 했었구나 싶다.


마스크를 쓰고 보니

기침하는 사람들 중에 마스크를 안 쓴 사람도 있고

건강해 보이는 사람들 중에 마스크를 쓴 사람도 있다.


마스크 본연의 목적은

오염된 비말 전파를 막는 것이다.

공기 중으로 전파될 수도 있다는 바이러스는

KF94 마스크도 못 막을 만큼 크기가 작기 때문에

마스크를 쓴다고 해서 바이러스를 막을 수는 없다.

마스크는 공기를 100% 차단할 수도 없다.


언론을 통해 수백 번 반복됐던 말들이라

이제는 모두가 전문가에 버금갈 만큼 다 아는 사실인데,

왜 건강한 사람들까지 여전히 마스크를 쓰는 걸까?


그들은

마스크가 자신의 건강을 지켜준다는

믿음을

믿는

자신을

믿는 건 아닐까.


믿음을 수정하는 것이

자신을 부정하는 것 같아서

믿은 것을 계속 믿고 싶어서

믿다가 믿다가

결국 진심으로 믿는다고 본인조차 속인 건 아닌지.


예전에 많이 들었던 가수 오지은의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 날 사랑하고 있단
너의 마음을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날 바라보는 게 아니고 날 바라보고 있단
너의 눈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 오지은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 중에서


오랜만에

거리의 마스크들을 보며

오래전에 듣던 노래를 들었다.


가사 속 '나'를 '마스크'로 바꿔보면서.


https://youtu.be/JI0MUURkK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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