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사랑만 하겠다는 다짐

2023.5.24.

by 하얀밤
<아들 키워봤자 한다는 소리가...>


기사 제목을 보고

우리 엄마가 하던 말이 떠올랐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엄마 노후보장은 해주지도 않으면서"


우리 엄마 고생한 건 알지만

나를 그렇게 키워달라고 한 적도 없고

나에겐 엄마의 노후보장을 해 줄 의무도 없었다.


나에게도 잘못은 있었다.

엄마에게 아이 육아 도움을 너무 오래 받았다.

부모라도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 엄마를 통해 알았고,

엄마의 살아온 시간을 알기에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엄마와 헤어졌다.

엄마는 미성년자인 나를 성년이 될 때까지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준 데다

대학등록금도 보태 주었으니 할 일을 다 한 거다.

내가 어른스럽지 못하게 엄마에게 기댔던 거다.


그래서 나도

내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돌봐줄 것이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줄 것이다.

대학은 요즘 거의 의무교육 수준이니까

형편이 되는 대로 대학학비까지 부담해 줄 의향이 있다.


그리고 거기까지다.


내가 더 해주면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소리를

나도 모르게 할 것만 같다.

내리사랑을 아낌없이 시전하고

때가 되면 서로 독립할 것이다.


독립이라는 건

각자 삶을 책임진다는 뜻이다.

아이가 제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겠다.


내가 우리 엄마에게 바랐던 그것을 해 주겠다.


혹여나 아이가 효도랍시고

어른이 되어서도 나에게 잘해주면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받겠다.


내리사랑은 의무지만

윗사랑은 그저 하면 좋은 것일 뿐이니까.

좋은 것을 해주니

그저 기쁜 마음으로 고마워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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