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에너지는 내가 지켜야지

2023.5.23.

by 하얀밤


A는

내가 낯선 업무를 맡아 바쁘게 일하고 있을 때

내 일이 시즌 업무라고 얘기했다.

바쁜 시기가 정해져 있는 일이라며

나를 곧 놀 예정인 사람으로 전락시켜 버렸다.

힘들어도 힘들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기운이 빠졌다.

막상 그 일을 해보니 시즌 업무가 아니었다.

일 년 내내 일이 끊이질 않았고 규모도 작지 않았다.

A가 그 일을 해본 적이 없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B는

내가 새로운 자격증을 따서 보여주자 심드렁하게 곁눈질을 했다.

내가 들인 노력과 시간을 잘 아는 그의 반응에

자격증은 모래처럼 부서졌다.

'다른 사람의 반응에 신경 쓰지 말아야지'

'내가 한 과정을 내가 알아줘야지'

언젠가 책에서 본 것 같은 좋은 생각들을 해도

기분이 쉬이 좋아지지 않았다.

B는 그 자격증을 딴 적이 없었다.



A와 B 같은 사람이 곁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얼굴을 쓸게 된다.

나도 모르게 호흡이 가빠 진다.

나도 모르게 심장이 두근거린다.


신체 반응은 정직하다.

'좋은 생각'이 차마 감당하지 못한다.


그들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에너지 뱀파이어'들이다.


다른 사람의 못난 부분을 찾아

다른 사람을 못나게 만들어야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


그 사랑은

기준을 타인에게 두기에

언제나 위태롭다.


위태로운 그들 곁에

굳이 있지 않으려 한다.

설령 가족이더라도.


그들에게 빼앗길 뻔한

에너지를 모아다가

가장 먼저 나에게,

그리고

나의 장점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나에게 감사를 표현해 주는 사람에게

나를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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