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은 나도 게임하고 잘 놀던 아이가
오후가 되니 갑자기 휘청거렸다.
체온이 39.9도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응급실에 앉아있다.
응급실이 몇 년 만인지.
열 나는 6개월 쌍둥이를 데리고 대학병원 로비에
망연자실하게 앉아있었던 게 기억난다.
응급실은 언제 와도 무섭다.
12살이나 되었는데도
내 눈엔 그때 그 아기 같다.
2kg 미만으로 태어나
엄마 품에 안기지도 못하고
18일이나 인큐베이터에서 보냈던 아이.
손등에 있던 볼펜 자국만 한 하얀 점들이
엄마 없이 홀로 맞았던 주사 자국이라는 걸
한참 후에야 알고 어찌나 안쓰럽던지.
그래도 오늘은 엄마가 옆에 있으니까
얼마나 다행이야.
양팔에 수액을 때려 부으니
새파랗던 손끝에 혈색이 돈다.
소방차가 출동해서 불 끄고 간 것 같다.
엄마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는 말은 못 하겠다.
엄마가 아프니 너희들이 너무 마음 아파해서.
다 같이 건강하게 지내자.
이 더운 날에
독감이라니.
응급실 환자 중 절반 이상이
독감과 코로나 환자라 한다.
모두들 건강하게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