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
"아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어."
"그러면 가족을 위해 좀 희생하는 마음으로 살면 안 돼?"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잘할 필요는 없어."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어도 좀 묻어둬야지."
"묻어두면 병 된다."
"그러면, 누나는 이제 엄마를 안 볼 생각이야?"
"아니, 봐야 할 땐 봐야지. 만남을 최소한으로 해야지."
동생아.
나는,
엄마와 떨어져야 더 잘 지내.
엄마가 나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들지 못하게
물리적으로 떨어져 지내는 거야.
감정을 건드리는 사람 앞에선 나도 무너질 수밖에 없어.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야.
내 감정을 보호함으로써 나답게 살 수 있어.
그러니
너도 엄마를 위해 살려고 하지 말고,
엄마를 위해 사는 것이
네가 감당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니
그냥 네 공간에서 너답게 살아.
동생과의 대화는
평행선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끝이 났다.
동생 앞에서
매정하고 정나미 없는 인간이 되었으나
나로서 살아
더 나답게 되어
더 강한 사람이 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길 위에 들어선 지 만 5년.
나는 과감히 노선을 바꾼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부모를 위해 자식이 희생해야 한다는
신화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한
불행은 반복될 뿐이다.